‘전영현 원톱’ 삼성전자…DX부문장엔 노태문 유력

2025-03-28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삼성전자는 공동 대표 체제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 ‘원톱’ 체제로 당분간 움직이게 됐다. 지난해 11월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내정된 지 넉 달 만이자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지 일주일이 안 돼 생긴 변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함께 사업의 양대 축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수장이던 한 전 부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려 조만간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 전 부회장이 맡았던 대표이사와 DX 부문장, 가전(DA)사업부장 직책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고심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DX 부문이 추진하던 기업 인수합병(M&A)과 신사업 발굴 추진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이 쌓인 상황”이라며 “이사회가 후속 인사를 신중히 검토하면서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날 일주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후속 인사 방안을 보고 받고 낙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DX 부문장은 엔지니어 경력이 있는 ‘기술통’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윤부근→김현석→한종희로 이어지는 부문장 계보에서 엿보듯 재무나 영업 출신 경영진보다 기술 흐름에 능통한 인사들이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모바일경험(MX)사업부를 총괄하는 노태문 사장이다. 노 사장은 사내이사를 맡고 있어 주총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도 대표이사 선임이 가능해 빠른 시간에 삼성전자가 ‘투톱 체제’로 복귀할 수 있다.

MX사업부에서 스마트폰·노트북 PC 등 IT 모바일 기기 사업을 맡고 있는 노 사장은 삼성전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스마트폰 개발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노 사장이 DX 부문장에 오를 경우 현직인 MX사업부장을 겸할지도 관심사다. 한 전 부회장처럼 DX 부문장과 DA사업부장을 동시에 맡을지, DX 부문장만 수행할 것인지에 따라 갤럭시를 필두로 한 모바일 사업부의 조직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노 사장이 MX사업부장을 뗄 경우 사업부 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개발실장이 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MX사업부장이 그간 DX 부문장에 오른 사례가 드물어 노 사장의 영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가전 사업은 모바일 부문에 비해 점유율 경쟁이 훨씬 치열해 상대적으로 편한 사업 부문인 모바일 수장이 가전까지 총괄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노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폼팩터를 만들어내며 위기 극복 역량이 탁월한 측면이 있어 이전과 달리 DX 부문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DX 부문장 인사와 함께 한 전 부회장이 겸했던 DA사업부장에 대한 인사도 주목된다. DA사업부장은 TV 사업을 영위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 총책임자인 용석우 사장의 겸임이 우선 거론된다. VD사업부와 DA사업부가 사업구조상 연관성이 높아 용 사장이 관할할 만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부사장급이 임시로 DA사업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 당시 DA사업부장 하마평에 올랐던 문종승 DA개발팀장 겸 부사장이 우선 거론된다. ‘AI 가전’을 앞세워 최근 매출 확대에 두각을 나타낸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도 물망에 오른다.

삼성전자의 사내이사도 누가 가세할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미등기 임원인 이재용 회장이 전격적으로 등판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4대 그룹 중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있는 총수는 이 회장뿐이다. 이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사내이사 충원이 길어질 경우 이 회장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이 계속 논의될 수 있다.

사내이사를 빠르게 채우게 될 경우 DA사업부장을 겸할 가능성이 큰 용 사장이나 박학규 사장에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박순철 부사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사내이사는 현재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노태문 사장 등 세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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