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올해 신규 코인 상장 33개, 업비트 10개
공격적 마케팅... 점유율 확대 위해 화력 집중
6년 만에 에어드랍 실시... 고객 원성 관리
이헌승 의원 “7년새 신규 가상자산 35% 상폐”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 업비트가 금융당국의 제재로 주춤한 사이 업계 2위인 빗썸이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빗썸에서 신규 상장한 코인은 업비트에 비해 3배가 넘고, 신규 상장과 더불어 마케팅에도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무분별한 부실 상장에 따른 상장폐지 후폭풍 우려도 업계 내 커지고 있다.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달 25일까지 빗썸이 신규 상장한 코인은 33개로 업비트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동기간 업비트의 신규 상장 코인 수는 10개다. 업비트와 빗썸이 동시에 상장한 신규 코인은 소닉 SVM(SONIC), 비토르토큰(VTHO), 애니메코인(ANIME), 베라체인(BERA), 솔레이어(LAYER), 오피셜트럼프(TRUMP) 등 6개다.
그간 가입자 수에서 업비트에 밀렸던 빗썸은 지난해 신규 가입자 수에서 업비트를 앞질렀다. 신규 가입자 역전이라는 가시적인 성과에 이어 올초 업비트에 닥친 악재 상황을 점유율 반등 기회로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비트는 올해 1월 중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사전 통보를 받았다.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지원하고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한 혐의다. 25일 업비트는 한 달여 만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대표이사 문책경고 조치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이로 인해 3월 7일부터 6월 6일까지 영업정지 기간 중에는 신규 가입 고객이 다른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이전할 수 없다.
빗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 20일에는 일종의 고객 이익배당을 시작했다. 빗썸은 비체인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6년 만에 투자자 대상 첫 일반 에어드랍을 실시해 비토르토큰을 지급했다. 에어드랍은 특정한 코인을 보유하거나 일정 자격을 갖추면 고객에게 무료 코인을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빗썸이 지급한 비토르토큰은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는 무상증자된 주식이나 이익배당금 형태로 인식된다.
업비트가 2020년부터 매주 에어드랍을 진행한 것과 비교해 빗썸의 행보는 이용자로부터 원성을 샀다. 빗썸이 기존 방침을 변경한 것도 영업 상승세를 타고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빗썸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마케팅에도 꾸준히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 신규 회원 대상 현금 및 비트코인 지급 등 마케팅 공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에 신경을 써왔다.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점유율은 2023년 7월 기준 10%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11월 8일엔 점유율 31%까지 달성했다. 같은날 업비트의 점유율은 67%를 기록했다.
빗썸의 순간 점유율이 40%를 육박한 때도 있었으나 최근 20%대로 떨어지자 다시 반짝 이벤트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빗썸은 KB국민은행과의 제휴를 이용한 계좌 사전 등록 이벤트나 신규 코인 추가와 관련한 기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점유율 확보를 위한 빗썸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신규 코인이 상장된 것과 관련 부실 상장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상장된 가산자산 총 1482개 중 517개(34.9%)가 상장 폐지됐다.
빗썸에만 유일하게 상장된 ‘센트(XENT)’ 코인의 경우 2023년 7월 거래가 시작된 후 5개월 만에 가격이 약 90% 급락, 1년여만에 상장폐지됐다. 빗썸은 1년여만에 센트를 '투자유의종목'으로 발표했다. 센트는 상장폐지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락하다 지난해 11월 거래가 종료됐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상장 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한 것을 문제로 보고 거래소들의 상장 기준을 공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가상자산 2단계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