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출, 선박 호조가 견인한 증가세 이어가

2025-08-20

울산(시장 김두겸)의 지난 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77억 달러를 기록했다. 울산이 전국 수출의 12.7%를 차지하며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선박 수출이 79.5%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점은 울산 산업의 저력을 잘 보여준다. LNG선과 탱커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고 선가 상승까지 더해져 두 달 연속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조선업의 재도약과 부활을 알리는 청신호라 할 만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울산 수출 구조의 불안정성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미국 시장은 보합세를, 캐나다와 호주에서 수요가 크게 감소한 탓이 크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역시 국제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각각 1.2%, 12.6%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에너지 산업의 가격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울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배터리 분야와 건전지·축전지 수출이 6.5% 감소해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의 성장은 아직 현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긍정적인 흐름도 있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무려 122% 급증하며 전체 감소 폭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카자흐스탄, 캐나다 등 신규 시장 개척이 성과를 낸 결과다. 또한 비철금속제품도 동·연·아연 수요 증가로 11.3% 늘어나면서 울산 수출의 안정성을 높였다. 다변화된 시장 전략과 고부가 제품 중심 전환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 측면에서도 원유와 금속광물 수입 감소로 전체 수입액이 1.9% 줄며 무역수지는 35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울산 경제가 수출 주도형 구조 속에서 여전히 견고한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와 같은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히 잠재 위험 요인으로 자리한다.

이번 수출 증가가 조선업 호황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은 분명 사실이지만, 동시에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구조적 한계도 확인시켜 준다.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의 전통 주력 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선박 한 축이 전체 수출을 떠받치는 형국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제든 글로벌 경기나 유가 변동, 보호무역 조치에 흔들릴 수 있는 불안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이라는 기존 3대 주력 산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수소 등 미래산업으로 폭넓게 체질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동시에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친환경 전환도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수출 호조에 안도하기보다, 이를 미래 산업 구조 개편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울산의 7월 수출 성적표는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구조의 균형과 다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울산이 조선업의 호황을 넘어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수출 도시’로 거듭 도약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