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가 북미(미국·캐나다)를 제외한 해외 법인을 모두 청산한다. 올해 초 호주 법인을 청산했고, 조만간 인도와 영국 거점도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성과가 나는 북미 거점만 남겨 역량을 모으는 모회사 네이버의 '선택과 집중' 전략 일환이다.
21일 네이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3월 미국 C2C(개인간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호주 법인(Poshmark Pty Ltd.)을 청산했다. 조만간 인도·영국 법인도 청산 작업을 거칠 계획이다. 이 경우 포시마크 국제 법인은 미국과 캐나다만 남는다.
포시마크는 2011년 만들어진 미국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인플루언서나 셀러의 게시물을 통해 취향에 맞는 상품을 거래하도록 중개한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거점을 두고 사업을 확장했다. 네이버는 성장성을 높게 사 2023년 1월 1조67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당시 네이버 설립 후 최대의 빅딜로도 꼽혔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 강화를 계획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영국과 호주·인도에서의 성장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용자 지표의 반등을 이끌지는 못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이버는 2013년 11월 세 국가의 사업을 정리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행정상의 절차를 거쳐 이번에 호주 법인이 청산이 된 것"이라며 "인도와 영국 사업도 정리된 상태이고 법인 역시 청산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북미 커머스 시장을 중심으로 포시마크의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물러난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대표(CFO)가 포시마크 이사회 의장으로 합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3월 이사회로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신규 투자 법인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일정에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대표도 동행 예정이라 북미 시장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포시마크 역시 둘러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시마크는 네이버에 인수된 후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최수연 대표는 2024년 연간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는) 미국 대선 연말연시 등으로 높아진 광고 비용과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비용 효율화와 광고 사업의 성장 등의 영향으로 영업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