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2003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최소 하루 이상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산불로 인한 실내 미세먼지에 노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칭화대학교와 중국과학원 소속 건축가 및 환경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전 세계 산불 발생과 실내 미세먼지 노출 현황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발표했다. 징 리와 주이판 연구원은 동 저널에 관련 내용을 요약한 포커스 기사를 함께 게재했다.
연구진은 위성 이미지 기반의 산불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지난 20년간의 산불 발생 지역과 규모를 분석하고, 사람들의 생활 공간을 고려해 산불에 따른 실내 미세먼지 노출 규모를 추정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는 가정하에, 최소 연 1회 이상 산불로 인한 오염 공기를 실내에서 흡입한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는 또한 경제 수준에 따라 실내 공기질 보호 수준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선진국의 경우, 에어컨과 공기청정 시스템이 갖춰진 밀폐된 주거 환경이 일반적이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창문조차 유리로 마감되지 않은 건물이 많고, 공기 여과 장비도 거의 없어 산불 연기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가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 따라 실내 미세먼지를 각각 25㎍/㎥, 15㎍/㎥, 5㎍/㎥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분석도 병행했다.
연구 결과는 산불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심각한 보건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과 개발도상국 인구가 더 큰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산불 대응은 단지 화재 진압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실내 공기질 보호와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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