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이 빠진 거 안 믿어" 이랬던 강훈식도 이가 아프다

2025-07-04

“나도 비서실장이 이빨 빠졌다고 하면 안 믿었는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가 다 아프다”며 이 같은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잇몸 영양제인 “○○○을 먹고 있다”고 말하면서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워커홀릭’으로 유명했는데, 대통령이 됐으니 오죽하겠느냐”며 강 실장의 근황을 전했다.

1973년생인 강 실장은 최초의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 비서실장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됐다. 하지만 최근 여권에선 “강 실장의 웃음기가 사라지고 얼굴은 핼쑥해졌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공개 회의에서 눈을 비비거나 행사에서 반쯤 졸린 눈을 뜬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달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이 서울공항으로 마중나온 강 실장을 향해 “나 없어서 좋았다면서요?”라고 농담을 건넨 일까지 겹치면서 체중이 5kg 빠져 수척해진 비서실장은 온라인에서 상당한 화제가 됐다.

대통령실의 엄청난 노동 강도에 고통을 호소하는 건 강 실장뿐만이 아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고 주변에 하소연했다고 한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 수석이 ‘일이 너무 많다’면서 힘들어하더라”며 “거의 모든 회의에 배석하고, 수시로 기자들 전화를 받아야 하니 숨 쉴 틈이나 있겠나”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국회를 수시로 왕복하는 우상호 정무수석은 최근 금주에 가까운 절주를 한 게 관심을 모았다. 여의도에서 소문난 애주가였던 까닭이다. 지난달 26일 전직 의원으로 이뤄진 ‘초일회’ 모임에 참석한 우 수석은 “대통령실에 들어가고 술을 한 번도 안 마셨는데, 여기서 처음 마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배석한 전직 의원은 “우 수석이 맥주 몇 잔만 마셨는데, 술자리에서 그렇게 자제하는 모습을 생전 처음 본다”고 했다.

이런 참모진의 상황을 이 대통령이 모르는 건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께서 코피를 쏟고 다른 사람은 살이 빠져서 얼굴이 핼쑥해지고 이런 걸 보니까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직자들이 코피를 흘리고, 피곤해서 힘들어하고, 이런 만큼의 곱하기 (대한민국 인구 수인) 5117만 배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참모들에게 잘 견뎌주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미안한데, 어쩔 수 없다’는 뜻이었다.

최고 권력기관이라 불리는 대통령실의 격무와 그로 인한 고통은 과거에도 주목받곤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나는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했다. 직접 대통령이 된 뒤에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등에서 문 대통령 발음이 이상해 논란이 일자 2020년 당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고 브리핑을 하는 일도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밤잠을 자주 설쳐 재임 시절 수면제까지 복용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실장이 1년 7개월 재임 동안 치아 5개를 임플란트로 대체했고, 노영민 전 실장의 치아가 여러 개 빠졌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는 “문 전 대통령이 어느 날 회의에서 너무 피곤해 보이기에 ‘피곤하시죠’라고 했더니 문 전 대통령이 ‘늘 피곤하죠’라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며 “언제라도 일이 터지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출근하고, 큰 사고가 나지 않게 늘 예민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게 참모진 일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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