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발언 때문에 왕실 모독죄로 기소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방콕 형사법원은 22일(현지시간) 탁신 전 총리의 왕실 모독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탁신 전 총리의 변호사 위냣 찻몬트리는 기자들에게 “법원은 제시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혐의를 기각했다”라고 말했다.
왕실 모독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3년에서 최대 15년에 처할 수 있다. 올해 76세인 탁신 전 총리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으면 정치 인생이 사실상 끝나는 상황이었다.
탁신 전 총리는 이날 변호사보다 먼저 법원을 나서며 미소 띤 얼굴로 기자들에게 “기각됐다”고 말했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탁신 전 총리는 2015년 2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4년 자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해 벌어진 군부 쿠데타를 언급하면서 왕실이 추대한 고문들이 이 쿠데타를 지지했다고 주장했다가 왕실 모독죄로 기소됐다.
이번 판결로 20여년간 태국 정치를 장악해 온 탁신 가문은 정치적 위기 하나를 넘기게 됐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탁신 전 총리는 부패 및 권력 남용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도 교도소 내에서 형기를 이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그의 딸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한 사건 등으로 직무 정지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