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섭게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치열한 본선 심사 중에 우연히 브로셔에 역대 수상자들의 이름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음악계 아니 세계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낯익은 이름들을 찾아보며 경향실용음악콩쿠르가 해온 큰 역할에 다시금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20회를 바라보는 콩쿠르가 ‘허비 행콕 재즈 컴페티션’처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연으로 발전하는 날도 꿈꾸어 봅니다.
심사를 하는 동안 매년 발전해가는 참가자들의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의 생각을 지면을 통해 전할까 합니다.
중·고등부의 경우 몇 해 전 제가 심사평에서 놀라운 기술적 발전을 칭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인 발전에만 치우쳐 자신이 연주하는 음악의 느낌을 즐기지 못하거나,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기본기를 건너뛰는 모습이 보일 때는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긴 인생을 음악과 함께 가기 위해선 이 시기에 음악이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같이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학·일반부는 사실 학생이 아닌 프로 수준의 연주자들이 경쟁하는 부문이기 때문에 심사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관악 부문에서 대상이 나온 점도 인상적인 점이고, 그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다만 아직도 몇몇 참가자들이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보여주지 못하고 테크닉적인 부분만 보여주려는 인상이 커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음악은 경쟁보다 조화가,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 자신만의 세계가 중요한 예술입니다. 결과와는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격려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콩쿠르가 참가자들에게는 축제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앞길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