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생각보다 많은 희귀질환, 신생아 선별검사로 찾아낸다

2025-02-23

전문의 칼럼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월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 질환의 날이다. 이날은 2008년 유럽희귀질환기구(EURORDIS)에서 제정했다. 4년에 한번 찾아오는 윤년의 특별함처럼 희귀 질환의 희소성을 상징한다.

올해 세계 희귀 질환의 날 주제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다(More than you can imagine)’로,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환자가 여전히 많은 현실을 짚어준다. 희귀 질환 대부분은 유전성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돌이킬 수 없는 장애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희귀 질환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은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유전성 희귀 질환은 신생아 선별검사(Newborn screening)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생후 48~72시간 이내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성 희귀 질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액검사 등을 통해 치료 가능한 환자를 찾아낸다. 한국은 전국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성 희귀 질환 선별검사를 지원한다. 기존에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52개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리소좀 축적 질환 6종까지 확대됐다.

여러 유전성 희귀 질환 중 세포 내 노폐물 분해를 담당하는 리소좀이라는 기관에 특정 효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인 리소좀 축적 질환은 조기 진단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한 가정에서 5세 언니가 리소좀 축적 질환 중 하나인 뮤코다당증 1형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생후 5개월 된 동생도 검사했더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리소좀 축적 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미 증상이 진행된 후 진단받은 언니는 장애가 발생했지만, 동생은 적절한 치료로 질환 진행을 의미 있게 늦출 수 있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조기 발견하지 못해 질병이 악화한 환자를 볼 때마다 신생아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질병관리청에서 지정한 전국 17개의 권역별 희귀 질환 전문기관에서 정밀효소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출산 후 시행되는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효소 이상이 발견되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희귀 질환 전문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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