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와 함께 독감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51주차(12월 15∼21일)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 당 31.3명으로 전주(13.6명) 대비 2.3배 증가했다. 특히 13∼18세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74.6명, 7∼12세 환자 62.4명으로 소아청소년 환자는 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독감 의심환자는 42∼44주차 1000 명당 3.9명에서 45주차 4.0명, 46주차 4.6명, 47주차 4.8명, 48주차 5.7주차, 49주차 7.3명, 50주차 13.6명을 기록하며 7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질병청은 독감 의심 환자가 유행 기준인 1000명당 8.6명을 초과하자 지난 20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독감 치료제로는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와 페라미플루(페라미비르)가 많이 사용된다. 타미플루는 하루2번 5일간 복용하는 경구약인 반면 페라미플루는 정맥주사 한번만 맞으면 끝난다. 타미플루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만 주사제는 비급여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독감도 7∼10일 정도면 감기처럼 자연치유되기도 하지만 감기는 상기도 감염에 끝나는 반면 독감과 세균성 폐렴 등은 모두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독감약의 경우 ‘환각’증상으로 인한 비정상적 행동에 대한 우려가 많다. 실제 2000년대 일본에서 일부 소아 및 청소년이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보고돼 논란을 빚었다. 당시 미국 FDA가 부작용 보고를 검토했으나 약물과 부작용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정짓지는 않았다. 국내에서도 2018년 한 중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추락사고가 난 것으로 계기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타미플루 복용으로 인한 환각논란은 약물 자체보다는 고열로 인한 비정상행동일 수 있다. 이런 환각이 소아청소년에 주로 일어나는 점 때문에 항바이러스제가 아직 신경계가 덜 발달한 소아청소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며 “다만 이런 부작용은 극히 드물어 약 복용을 꺼리는 것을 바람직 하지 않다. 만일을 대비해 소아청소년의 경우 약 복용후 48시간 정도 부모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독감에 걸리더라도 백신 접종은 유효하다. 현재 유행하는 독감 A에 걸리더라도 독감 B는 예방할 수 없기에, 다른 형의 독감 예방차원에 백신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신형식 교수는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은 70% 정도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며 “요즘 출시되는 독감 예방주사는 부작용이 적고 일시적이어서 1~2일 이내에 사라지니 안심하고 맞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독감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자인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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