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일 정도로 김 나면 접시에 덜어 식힌 후 섭취해야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따뜻한 국물 요리는 칼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풀어준다. 하지만 자칫하면 구강·인후·후두와 주변 연조직에 화상을 입힐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길거리에서 즐겨 먹는 호떡과 고구마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음식으로 인한 화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크게 구강·인후두 화상으로 나뉘며 정도에 따라서 1도·2도·3도 화상으로 구분한다.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정종희(응급의학과 전문의) 과장에 따르면 1도 화상은 경미한 화상으로, 이때는 화상 부위가 붉어지고 붓거나 미세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약간의 따끔거림과 통증을 동반하나 호흡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2도 화상부터는 주의가 필요하다. 물집이 생기고 심한 통증과 부기,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혀나 입술 피부가 벗겨져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인후두의 경우 부종으로 호흡 곤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 과장은 "이때는 즉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도 화상일 때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피부가 손상돼 하얗거나 검게 변하고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심한 통증과 함께 감각이 사라지는가 하면 기도가 막혀 심각한 호흡 곤란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응급조치 후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해야 한다.
응급조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경미한 화상인 경우 즉시 찬물을 이용해 입 안을 헹구도록 하며 직접적인 얼음 접촉은 피하는 게 좋다. 화상 부위가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회복할 때까지 자극적이거나 뜨거운 음식은 피한다. 대신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 위주로 섭취한다.
증상은 보통 3~4일 후면 회복되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빠른 회복과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강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또 통증이 극심하고 회복이 더디면 의료진 진단 후 소염진통제나 바르는 연고를 처방받도록 한다.
구강·인후두 화상을 막기 위한 예방 수칙도 지키는 게 좋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뜨거운 음식은 접시에 덜어 잠시 식힌 후 섭취한다. 호빵·호떡·군고구마 등 겉보다 속이 더 뜨거운 음식은 입으로 자르기보다 젓가락을 활용에 자른 뒤 식혀 먹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고령자나 어린이의 경우 다른 연령보다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