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강한 2번... '테이블 세터' 신민재·안현민, 일본 뒤흔들까

2025-11-12

1번 신민재, 정확한 타격·주루 센스·높은 출루율까지 3박자 겸비

2번 안현민, 이번 시즌 타율·출루율·장타율 등 타격 부문 리그 지배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에 비해 열세로 평가받는 한국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위 타선, 특히 1·2번 '테이블 세터' 신민재와 안현민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대표팀은 오는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이미 체코와의 국내 2연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대표팀은 1차전 3-0, 2차전 11-1의 완승을 거두며 긍정적인 흐름을 탔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는 타선이 폭발하며 한일전 준비에 탄력을 받았다.

이번 한일전의 키플레이어로는 1번 타자 신민재(LG)와 2번 타자 안현민(kt)이 꼽힌다. 빠른 발과 정확한 컨택 능력을 지닌 신민재는 올 시즌 타율 0.313, 61타점, 1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7을 기록하며 LG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끈 핵심 전력이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에선 타율 0.409(22타수 9안타), 홈런 없이 3타점, 출루율 0.435의 성적을 거뒀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현재 정확한 타격과 주루 센스, 높은 출루율까지 3박자를 겸비한 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류 감독은 신민재가 KBO리그 정상급 2루수로 정착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지도자다.

체코와의 2차 평가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선 신민재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어 4회에는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하며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신민재를 1번 타자로 선택했다. 리그에서도 1, 2번 치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대표팀에서는 지난해 프리미어12 경험했다. 이제는 대표팀 1번 타자로 기대한다"라는 말을 꺼내며 신민재의 자신감을 높였다. 신민재도 기대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했다.

신민재의 주 포지션은 2루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혜성(LA 다저스)과 MLB 진출을 노리는 송성문(키움) 역시 2루수로 경쟁 중이다. 따라서 일본전에서 신민재가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와 출루 능력을 증명하느냐가 대표팀 상위 타선의 활로를 좌우할 전망이다.

신민재는 "한일전이라 특별히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라며 "어떤 투수가 나와도 내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 뒤를 받치는 2번 타자는 '강한 2번' 콘셉트에 딱 맞는 안현민(kt)이다. 올해 돌풍을 일으킨 '괴물 신인'으로 평가받는 그는 시즌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OPS 1.018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타율 2위, 출루율(0.448) 1위, 장타율(0.570) 3위, OPS 2위 등 타격 전반에서 리그를 지배했다.

체코전 두 경기에서도 꾸준히 2번 타순에 배치된 안현민은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2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2볼넷 3득점을 올렸다. 비록 장타는 없었지만, 2경기에서 4번 출루해 3득점을 올리며 '강한 2번'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류지현 감독 역시 "일본전에서도 2번 타자는 안현민으로 간다"며 확고한 신뢰를 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특히 안현민의 wRC+(조정 득점 창출력)에 주목했다. 세이버매트릭스를 대표하는 스탯 중 하나인 wRC+는 타자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해당 시즌 리그 투타 성향과 구장까지 변수로 반영해 계산한다.

안현민의 올 시즌 wRC+는 182.7(스탯티즈 기준)로 리그 전체 1위,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4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평균 타자보다 82.7% 더 높은 득점 생산력을 보였다는 의미로, 안현민의 타격 효율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보여준다.

류 감독은 "안현민은 가장 정확한 타격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다. wRC+를 보면 득점 창출 능력이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라며 그를 2번 타자로 기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 야구에서는 강한 타자를 2번에 배치해 초반부터 득점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보편화됐다. 대표팀 역시 이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출루율 0.395로 시즌 6위를 기록한 1번 신민재와 득점 생산력 최고 수준의 2번 안현민이 만나면 폭발적인 상위 타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일전은 언제나 특별하다. 객관적 전력상 일본이 앞서지만, 신민재의 빠른 발과 안현민의 강한 타격이 초반 흐름을 가져온다면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류지현 감독이 믿는 '1·2번 테이블 세터'의 활약이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킬 첫 관문이 될 것이다.

wcn05002@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