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금 대한민국에는 링컨이 필요하다

2025-04-17

오늘날 미국을 하나의 미국으로 만들고, 노예해방을 이끌어낸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대통령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어구가 담긴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역사에 길이 간직될 명장면 중의 하나다.

링컨은 남북전쟁에서 승리를 통해 United States를 'are'가 아닌 'is'로 만든 영웅이기도 하다. 미국이 두 개로 쪼개지는 분단국이 되는 상황을 막았다. 링컨으로부터 시작된 노예해방 역사 속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탄생하게 됐고, 노예해방선언서 사본 1부가 200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8만 달러에 팔렸을 정도로 미국에서 노예해방이 갖는 의미는 매우 각별하다.

링컨은 '포용의 정치'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면에서 그의 리더십이 더욱 돋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링컨을 그토록 무시해 온 정적 에드윈 스탠턴(Edwin M, Stanton)을 그토록 중요한 남북전쟁을 이끌 국방부 장관으로 중용한 데서 잘 드러난다.

유명한 변호사였던 스탠턴은 링컨이 활동한 공화당의 반대당인 민주당 의원이었고, 링컨을 '시골뜨기' '고릴라'(키가 크고 팔이 길고 못생긴 외모를 빗댄 표현)라고 무시하고 조롱하는 처사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국가적 재난'이라고 링컨과는 매우 심하게 각을 세운 인물이기도 했다. 모든 참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링컨은 기용했는데, 결국 에드윈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렇게도 미워했던 링컨의 시신 옆에 서서 스탠턴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송했다.

16대 대통령 공화당의 강력한 대선주자 후보였던 윌리엄 스워드(Willam Seward) 는 '켄터키(링컨 출생지)의 촌뜨기', '수준 이하의 인간' 이라고 링컨을 무시했는데 링컨은 스워드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했다. 스위드는 알래스카를 720만달러라는 헐값에 매입하며 개척에 공헌한 인물이다. 알래스카에 가면 스워드 항구도시와 스위드 고속도로도 있다.

미국 화폐에서 가장 작은 단위인 1센트에 새겨진 인물이 바로 링컨이다. 링컨의 삶은 사실 처절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가난한 산골에서 태어난 링컨은 제대로 된 정규교육도 못 받고, 9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사업에 실패하는가 하면, 약혼자의 죽음이라는 시련을 겪는다. 이후 선거에서는 여러 번 낙선을 경험하고, 어린 자녀들이 세상을 떠나는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한 삶 속에서도 링컨은 실패와 좌절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는 도전하며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며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이 됐다.

하루는 링컨이 대통령실에서 구두를 손수 닦고 있는 모습을 본 비서진이 화들짝 놀라면서 가뜩이나 '시골뜨기라 품위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판에 링컨이 또 다른 구설에 오를까 봐 노심초사하자 대통령은 비서진에게 “자신이 신을 구두를 닦는 것이 부끄러운 것인가. 대통령은 그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세상에는 천한 일은 없다네, 천한 마음만이 있을 뿐이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링컨이 입고 있는 마음의 옷과 지도자 그릇의 크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겸손한 권력 속에서 포용의 정치를 보여준 링컨의 '꽃보다 아름다운 정치'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피어나야 하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고 받드는 21대 대통령을 맞이하며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나가야 한다.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hong.daesoon@kw.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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