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에 반도체 교수 15명뿐…고급 인력 공급난 초래”

2025-05-16

“서울대 공대 교수 총 330명 중 반도체 주력 교수가 15명 안팎에 불과합니다. 대학의 고급 반도체 인력 양성 기능이 쇠퇴하다 보니 산업계에 인재를 공급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가 1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반도체의 미래’로 주제 강연에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최근 황조 근정훈장을 수상하며 미래 메모리 연구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황 교수가 학계의 반도체 연구기능(R&D) 성과가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정부의 학계 홀대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황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정부가 이미 발전한 산업에 대해 R&D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논리에 의해 연구비가 지속 삭감되다 보니 국내 대학에서 반도체 연구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 때문에 반도체 연구 분야 교수가 퇴직하더라도 그 후속 교수를 채용할 수 없게 하거나 재적 교수도 반도체가 아닌 분야로 연구 방향을 전환하게 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반도체 교수가 지속 줄어들면서 반도체 선행 연구를 할 수 있는 석·박사가 길러지기 힘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황 교수는 “현 상황에서 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재를 양성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대학 지원 정부 연구비가 연간 약 500억~1000억 원에 불과한데 이를 1500억 원으로 늘리면 반도체 연구 교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학이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사이 중국의 추격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 됐다. 특히 3차원(3D) D램 분야의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게 황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당장에는 3D D램이 필요하지 않지만 수 년 후에 D램 미세화에 한계가 오면서 저장 공간을 수직으로 쌓는 3D D램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중국과학원은 3D D램 R&D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제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인재에 대한 대우 또한 중국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전했다. 황 교수는 “지인이 중국 화웨이에 1년 6개월 동안 근무했는데 삼성전자 월급의 3배를 받았다고 한다”면서 “이러한 종합적인 상황을 보면 한국의 D램 주도권이 길어야 10년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행히 2030년까지 D램 시장이 2020년 대비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D램 산업을 지킬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 토대가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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