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약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최근 PRS를 활용해 운영·시설 자금을 빌리는 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담보로 7000억~8000억 규모 PRS 계약을 맺는 방안을 다수 증권사와 협의하고 있다. 두산그룹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내 대형 증권사가 협의 대상으로, 양측은 현재 조달 금리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은 현재 시가총액이 4조 7772억 원인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약 68%를 보유하고 있다, 7000억~8000억 원은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 지분의 14.7~16.7%다.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최초 매입 단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거래 당사자가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기준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증권사)가 매도자(발행 기업)에게 상승분을 준다. 반대로 기준가보다 주가가 내려가면 매도자가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보전해야 한다. 투자자는 이외에도 6~7% 가량 약정된 수수료를 일정 기간 지급 받을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 보강이 되는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의 대출을 해주는 것과 같다. 대기업은 주가 하락에 따른 추가 지출 가능성을 감수하고 돈을 빌리는 것이어서 PRS는 일부 부채 성격을 가진다.
자회사 등의 지분을 활용한 PRS 계약은 늘어나는 흐름이다. SK이노베이션과 소속 자회사는 7월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다수 증권사와 2조 3000억 원 규모의 PRS와 3조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 575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KB·NH투자·한국투자·신한투자·대신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에게서 1조 9981억 원을 조달했다. 지난달에는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 주식 673만 9680주를 활용해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와 PRS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