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실패했던 티웨이항공 인수 13년 만에 성공
항공업 신성장동력 확보… 리조트・항공 시너지 본격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최근 티웨이항공 인수로 국내 1위 리조트 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관광기업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2010년부터 시작된 서 회장의 뚝심있는 리더십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명소노그룹은 비발디파크 개장 이후 본격적인 레저·숙박 사업에 뛰어들며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내 리조트 시장이 일정 수준 안정화되면서, 그룹의 성장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 회장은 리조트 기업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관광업으로의 도약을 결심했다.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 시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와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확보하며 항공업에 간접적으로 발을 들였다. 하지만 직접적인 항공사 운영이 아닌 대리 영업권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항공업에 뛰어들기 위해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며 관광·레저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그러나 매각 측과의 가격 조율 과정에서 입장 차이가 발생했고, 결국 인수전에서 밀려났다. 당시 티웨이항공의 주인은 예림당이 됐다.
티웨이항공을 놓친 후에도 서 회장은 항공업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2015년 대명소노그룹은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한국총판을 맡아 2021년까지 국내 영업을 대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 사이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 브랜드명을 '대명'에서 '소노'로 바꿨다. 기존 '대명리조트'라는 명칭은 국내에서는 익숙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리조트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는 당시 '글로벌 체인 사업장 500개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첫 글로벌 사업장은 베트남이었다. 2019년 현대건설이 운영하던 베트남 송지아리조트의 위탁운영권을 확보한 게 시작이다. 이후 2022년에는 미국 워싱턴DC의 노르망디호텔을, 2023년에는 미국 뉴욕의 33시포트호텔뉴욕을 사들였다. 대명소노그룹의 리조트 브랜드가 글로벌 부대에서 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대명소노그룹의 글로벌 확장은 계속됐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담데자르호텔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3성급 호텔인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인수하며,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향후 인도네시아와 일본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입지를 넓히던 대명소노그룹에게 지난해 티웨이항공을 인수할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기존 티웨이항공의 대주주였던 예림당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인해, 2대 주주인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을 되사기 위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했다. 결국, 대명소노그룹이 1,760억 원을 투자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 예림당은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홀딩스 주식 4,447만주(지분율 28.02%)를 2,124억원에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에 매각했다. 기존에는 '예림당 → 티웨이홀딩스 →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 거래로 인해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총 54.79%를 보유하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2011년 티웨이항공 인수전에서 실패했던 대명소노그룹이 13년 만에 결국 인수에 성공한 것은 서준혁 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과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티웨이항공 인수를 통해 대명소노그룹은 리조트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올해 개점할 예정인 쏠비치 남해를 포함한 국내 18개 호텔과 리조트, 미국 프랑스 하와이 등의 해외 인프라를 토대로 연계 상품을 개발, 프로모션, 마케팅을 준비할 계획이다. 추후 티웨이 항공 사명을 변경하고 대형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도 추진한다.
최근 대명소노는 미주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티웨이항공이 단거리와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만큼,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할 경우 장거리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서 국내 항공 시장의 독과점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명소노의 티웨이항공 인수는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리조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부산 사업장인 소노문해운대의 문을 열었다. 기존 이비스앰버서더해운대 건물을 인수해 리모델링했다. 올해는 쏠비치남해리조트, 2027년에는 충남 원산도 관광단지에 신규 리조트를 개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은 그동안 해외 호텔·리조트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관광기업으로의 기반을 다졌고, 마침내 항공업까지 거머쥐는데 성공했다"며 "항공업 진출은 변수가 많다. 유가 상승, 경기 침체, 국제 노선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리스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할지가 향후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