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품목 중심 소비 급증…“코로나 때와 다른 양상”
전문가 “편의점, 소비쿠폰 최대 수혜처”…체감 소비 회복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본격 유통되면서 편의점에서 닭고기, 간편식, 생필품 등 생활밀착형 품목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쿠폰 효과로 반등하면서 편의점 업계는 모처럼 특수를 누리는 분위기다.
◆“닭고기 230%↑”…소비쿠폰 하루 만에 터진 편의점 매출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소비쿠폰이 지급된 첫날인 지난 22일, 직전 주 같은 요일(15일) 대비 닭고기 매출이 229.9%, 국산 쇠고기는 136.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에서도 같은 기간 쌀·잡곡류 매출이 130% 증가했다. 전월 같은 날짜와 비교하면 기저귀 매출은 50%, 즉석식품은 40% 늘며 생필품과 간편식 중심의 소비가 뚜렷하게 늘었다.
BGF리테일의 CU 역시 김밥(35.8%), 샌드위치(29.7%) 등 간편식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편의점 소비가 일상생활과 밀접한 ‘장보기 품목’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이번 소비쿠폰이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소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 시기 재난지원금이 수입 아이스크림, 고급 양주 등 비생활 필수 소비로 쏠렸던 것과 달리 이번엔 신선식품, 쌀, 기저귀 등 실질적인 생계 기반 소비가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편의점 본사들도 소비쿠폰 사용 확대에 맞춰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장보기 수요’를 겨냥한 할인 행사에 나서는 한편 쿠폰 적용 품목과 가맹점 범위를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 고객을 편의점으로 일부 흡수하는 ‘소비 분산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실생활 기반 품목 소비 증가”…소상공인 체감경기 회복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번 소비쿠폰 정책이 단기적 소비 진작을 넘어 지역 상권과 편의점 업계의 매출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뛰어난 접근성과 간편식·생필품 중심의 상품 구성을 갖춰 소비쿠폰의 직접적 수혜처가 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고가 사치재가 아닌 실생활 기반 품목의 소비가 증가해 소비자들이 보다 실용적이고 체감 가능한 소비 패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쿠폰 사용처가 전통시장, 대형마트 내 자영업 테넌트 등으로 확대되고, 할인 행사도 병행된다면 소비 회복 효과는 보다 넓게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유통 전문가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과 편의점 점주들에게 소비쿠폰은 단비 같은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은 생필품 위주로 소비 타깃을 정교하게 설계한 만큼 실효성이 크다”며 “향후에는 민간 유통망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소비 진작 방안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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