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명이 다해 폐기된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로 서핑 보드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리섬유가 섞인 복합소재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려웠던 풍력발전기 날개를 부활시킬 계기가 마련됐다.
이달 초 스페인 재생에너지 기업인 악시오나는 호주 빅토리아에 있는 한 풍력발전소가 폐기한 풍력발전기 날개를 재활용해 서핑 보드 시제품 10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서핑 보드는 폴리우레탄을 몸통 삼아 겉면에 유리섬유를 발라 만든다. 악시오나는 서핑 보드에 바르는 유리섬유에 풍력발전기 날개를 작게 분쇄해 섞었다. 이러면 서핑보드 내구성이 올라간다. 풍력발전기 날개가 유리섬유가 섞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기 날개 재활용은 환경도 지킬 수 있다. 유리섬유가 섞인 풍력발전기 날개는 가볍고 튼튼하지만, 수명을 다한 뒤에는 재활용이 어려웠다. 순수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녹여서 쓰기가 쉽지 않았고, 이 때문에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돼왔다. 악시오나는 풍력발전기 날개가 폐기 이후 환경친화적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전 지구적으로 불고 있는 재생에너지 붐으로 풍력발전기 날개의 폐기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에서 매년 약 5만t의 풍력발전기 날개가 버려지고 있고, 2030년에는 이 규모가 약 5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련 업계와 학계는 보고 있다. 풍력발전기 날개 수명은 약 20년이다.
악시오나는 “내년에 스페인에 폐기된 풍력발전기 날개 6000t을 매년 재활용하는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