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더중플-이재명의 사람들
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열렸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면 권력의 지도가 바뀝니다. 이재명의 옆에는 어떤 실세들이 포진하고 있을까요. 그들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까요.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이재명의 사람들'입니다. 이재명 정권의 키맨을 한명씩 해부합니다. 각자 어떤 분야를 책임지고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 대통령과 그들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얼마나 끈끈한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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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사람들①
'얼굴 없는 최측근'
김현지 총무비서관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얼굴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무수한 단체 사진이 오가는 서(西)여의도에서도 그의 사진을 찾기 힘들다. 언론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도 없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이른바 ‘지브리풍’ 이미지다. 나이와 출신 대학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참모’인 자신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해서다. 그래서 ‘얼굴 없는 최측근’이라 불린다.

하지만 여권에선 ‘모든 건 그를 통해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대통령 경선 캠프 실무진 구성은 물론, 대통령실 행정관 인선에 그가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친명계 현역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누군가를 추천할 때는 그를 통해 관련 서류를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얼굴 없는 최측근’이라 불린다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내정자).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을 거론할 때 1순위로 꼽히는 이름이다. 세상에 알려진 그의 첫 이력은 1998년 성남시민모임 사무국장이다. 대학 졸업 후 곧장 풀뿌리 시민운동에 합류했다. 혁명을 노래하던 80년대 학번 운동권이 농민·노동운동으로 투신했다면, 김 비서관 같은 90년대 학번 운동권은 시민 참여를 통해 사회를 점진적으로 개혁하는 길을 택했다. 김 비서관 역시 그런 고민 속에 시민운동으로 뛰어든 청년 중 하나였다.
그런 그의 존재가 정치권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꾸린 경기지사 비서실 멤버로 합류했고, 이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경기도청 정무 업무를 총괄했다.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기는 성격이었다”는 게 당시 경기도청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김 비서관은 2021년 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자 캠프에 합류하며 여의도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로는 줄곧 의원실 수석보좌관을 지냈다. 그때부터 그에게 ‘그림자’ ‘문고리’ 같은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김현지 비서관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 “이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22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진행된 비공개 공천심사 회의에서도 이런 단면이 드러났다고 한다. 수백 명의 명운(命運)을 가르는 때. 당시 공천권을 쥔 이 대통령 측근 인사에 대한 김 보좌관의 신랄한 평가가 참석자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 독한 참모라고 해서 아픔이 없는 게 아니다. 여느 거물 정치인의 여성 참모들처럼 그 역시 온갖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