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하이브리드 뱅크' 이름은 황병우 행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시중·지방은행 등 전통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은행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5월 국내 7번째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한 iM(아이엠)뱅크(옛 대구은행)가 플랫폼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황병우 행장은 iM뱅크가 다른 시중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플랫폼 생태계'를 선택, 올해 초부터 다양한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시도했다. 황 행장의 의지는 '하이브리드 뱅크' 작명에서도 드러난다. 57년간 대구지역 대표 은행 정체성에 시중은행 새 플레이어 의미 외에 인터넷은행의 젊음까지 담아 금융권에 없던 단어를 만들어내 이목을 끌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의 9월 말 기준 비대면 원화대출금 잔액은 2조5450억원을 기록, 9개월 만에 28.5%(5643억원) 증가했다. 2022년 말(1조1722억원)과 비교해 채 2년이 되지 않아 2배를 웃돈 것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상반기 3조원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비대면 원화예수금은 더 크게 뛰었다. 9월 말 7조3705억원으로 작년 말(5조1356억원)과 견줘 43.5%(2조2349억원) 불었다. 2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비대면 상품 판매 실적은 같은 시기 모바일 앱 고객 수가 늘어난 점과 무관치 않다. 9월 말 iM뱅크의 고객 수(iM샵 고객 제외)는 220만명으로, 연초(185만5000명) 대비 18.6%(34만5000명) 늘어났다. iM뱅크의 모바일 고객 수는 4분기 기준 지난 2020말 이후 매년 꾸준히 25%가량 성장했다.
iM뱅크 모바일 고객 수, 대출·예수금의 지속적인 성장은 고무적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자사의 모바일 앱에 은행 외 증권, 보험, 부동산·헬스케어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담아 가입고객·비대면 상품판매 실적을 통합 산출한다. 반면 iM뱅크는 은행 서비스로만 수년간 고객 수, 대출·예수금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왔다. 은행 상품 다양화·차별화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는 방증이다.
황 행장의 다음 스텝은 수익성 강화다. 지금까지는 시중은행 전환 과정에 힘을 실어 수익성 측면에서 숨을 골랐다면 내년부터는 당기순이익 제고를 위해 본격 나서야 한다. iM뱅크의 9월 말 누적순익은 3425억원으로 1년 전(3479억원) 보다 1.6%(54억원) 줄어들었다. 이자이익이 4.7% 늘고도 비이자이익이 36.3% 줄어든 점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비이자이익 활로 중 하나로 플랫폼 사업 강화를 선택했다. 지난 3월 DGB금융그룹 회장으로도 취임하며 '혁신'을 위한 실천적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꼽은 그는 다양한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강화를 예고했다. 기술력과 독창성을 지닌 스타트업과의 협력으로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 중장기적인 이익 확대를 위해 거대한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산이다.
"디지털화를 위해 새로운 IT회사를 만든다는 각오로 온 힘을 쏟을 것"이라 공언한 황 행장은 취임 당시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서울 마포 프론트원을 방문해 여러 스타트업과 논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프론트원'은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대표 청년 창업 지원 공간이다.
황 행장은 핀테크와의 협업 결과물과 관련해 지난 3월 약속한 대로 대학생 스마트캠퍼스 플랫폼 'iM uniz'(아이엠 유니즈), 음악 플레이리스트 서비스 'Flo'(플로)를 출범시켰다. 연내 청소년 금융 플랫폼 'iM-i' 출시가 예고돼 있다. Flo와 iM-i 모두 iM뱅크가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비스다. iM-i 출시에 앞서 iM뱅크는 지난 5월 앱 내 사전 서비스 'iM-i 뮤직라운지'를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