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마가 복음 전하러 가락국에?... 표성흠 장편소설 '샌들 신은 사도 도마'

2025-11-12

경북 영주의 도마석상이 소설의 모티브

복음 전하러 가락국에 온 사도 도마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도마 순례길'도 생길 것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장편소설 '샌들 신은 사도 도마'(홍성사)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도 도마가 예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동방의 나라 가락국까지 왔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사도 도마가 '땅끝까지 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가락국까지 왔다는 전제로 쓰였다.

사도 도마가 인도에서 순교를 당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 동남부 지역 첸나이에 도마의 무덤인 도마성당이 있고, 교황청이 성지로 지정해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가 땅끝인 줄 알고 왔다가 다시 해 뜨는 나라 가락국까지 와서 전도를 하고 갔다는 스토리는 허구다. 그 누구도 한 적이 없는 기상천외한 이야기지만 소설이니까 가능하다.

소설가 표성흠은 그런 가정을 뒷받침해 줄 여러 가지 증거들이 한반도 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증거물의 하나가 경북 영주에서 발굴된 도마석상이다. 이 도마석상이 이 소설을 쓰게 만든 모티브가 됐다. 작가는 이 오래된 바위 그림을 토대로 '성지 순례길'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 소설을 썼다. 여행의 최종 종결지로 서녘 땅끝에 '산티아고 성지 순례길'이 있다면 해 뜨는 곳에 '도마석상 순례길'이 있다. 그런 생각들을 담아 도마의 흔적을 소설에 기록했다.

도마가 인도의 아유타에 머물다가 허황옥을 만나 가락국까지 왔다는 이 스토리를 엮어 내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가가 도마석상을 처음 보고 소설 구상을 한 지 40년이 다 돼 가지만, 정작 2천 매(600 페이지)에 가까운 원고 집필 기간은 짧았다. 도마가 직접 나서서 걸어가는 대로 작가는 그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기록했다. 표성흠은 "이 소설을 일사천리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마석상의 발굴자 역시 '현몽' 덕분에 그곳을 찾아갔다고 진술하고 있고, 작가 역시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이 소설을 썼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이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순례자'를 계기로 세계적인 영성 여행 코스로 유명해진 것처럼 '도마석상 순례길' 역시 가장 지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부상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설가 표성흠은 거창에서 태어나 거창고등학교,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숭실대학원 국문과에서 수학했다. 1970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과 1979년 월간 '세대'지 신인문학상 소설이 당선되면서 전업 작가 생활을 해왔다. 시집 '은하계 통신', 창작집 '선창잡이', 장편 '토우'(전 6권), 희곡집 '비천상의 비밀', 동화 '태양신의 아이들' 등 1백여 권의 책을 펴냈다. 현재는 지리산 자락에서 소설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값 3만 원.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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