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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30년 가까이 이어온 우즈베키스탄 면방 사업을 매각한다.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125개를 정리해 2조1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구조개편 작업의 일환이다. 3년 연속 적자를 낸 면방 사업을 축소·정리하고 에너지 부문 투자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즈벡 면방 사업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면화 재배용 토지나 공장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법인 자체를 통매각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우즈벡 면방 법인의 공장 중 일부를 매각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지 면방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즈벡 면방법인은 현지 최대 면방 생산 기업이다. 포스코인터의 전신인 (주)대우는 1996년 세계 5대 면화 생산국인 우즈베키스탄에 법인을 설립하고 면방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우자동차가 같은 해 1월 우즈벡 아사카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우그룹이 당시 중앙아시아의 맹주로 불린 우즈벡 공략에 힘쓰던 시기다.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꾼 후인 2006년에는 페르가나 면방법인, 2008년 부하라 면방법인을 잇따라 인수해 사세를 키운 뒤 2016년 대우 면방법인으로 통합해 사업을 일원화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우즈벡에 방적 공장 3개와 제직 공장 2개를 운영 중이다. 직원 수는 포스코인터 소속 주재원 5명을 포함해 3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법인 자산 규모는 1074억 원이다. 포스코그룹에선 포스코인터가 유일하게 우즈벡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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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즈벡 면방 사업의 축소·정리에 나선 것은 면화 시장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즈벡 면방법인은 2021년 매출 1903억 원, 순이익 37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탄탄해 포스코인터는 2022년 페르가나 지역에 5000헥타르 규모 목화 재배 사업에 신규 착수하는 등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면화 공급 과잉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우즈벡 면방 법인은 2022년 155억 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2023년에도 292억 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1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도 534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의류 소비가 크게 줄어든 반면 브라질 등 신흥국세서 면화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브라질은 기존 옥수수를 재배하던 땅에서 면화 재배에 들어가 2023년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에 올랐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겹치며 미국에서 거래되는 면화 선물가격은 3년 전 파운드당 1.55달러에서 이달 26일 0.67달러로 추락한 상황이다.
포스코인터는 면방 사업을 축소하고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에너지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측은 2023년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기도 했다. 전남 광양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미얀마 가스전 사업, 호주 육상가스전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는 철강 산업 부진 속에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조 3410억 원, 영업이익 1조 117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이 12.5%에 불과한 에너지 사업이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6130억 원을 벌어들인 덕분이다.
포스코인터의 우즈벡 면방 법인 축소·정리는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포스코그룹 전체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중국 내 저수익 서비스센터 구조조정과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매각 등 45개 자산에 대한 리밸런싱을 통해 6625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 해도 61개 사업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1조 5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