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800만 돌파… 소득 양극화 더 심화

2025-06-19

통계청, 2024년 하반기 현황 발표

전년 대비 61.6만 가구↑… 통계 이래 최대

1인 취업 가구도 510만 ‘역대 최고치’ 경신

월 400만원 이상 22.1%… 5년 새 9.7%P↑

100만원 미만은 11.2% 사실상 정체상태

소득 격차 계속 벌어져 ‘빈익빈 부익부’

60세 이상 비중 37%… 청년층 웃돌아

전문가 “노동시장 이중화, 문제 더 악화”

지난해 1인가구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사회 전체적으로 소득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1인가구 역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고령 인구 증가로 60세 이상 1인가구도 300만가구에 육박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인가구는 전년 대비 61만6000가구 늘어난 800만3000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증가폭도 역대 최대치다.

1인 취업 가구 수는 510만가구로, 전년보다 42만5000가구 늘면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령별로 보면 1인 취업 가구는 30대(124만6000가구)가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119만 가구), 15∼29세(94만7000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 중 취업가구 비중으로는 30∼39세가 87.6%로 가장 높았다.

1인가구 내 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월 소득 400만원 이상 1인 임금근로자 가구 비중은 2020년 12.4%에서 지난해 22.1%로 5년 새 9.7%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 1인가구 비중은 2020년 12.1%에서 지난해 11.2%로 소폭 감소해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200만∼300만원 미만 중위소득 구간도 2023년 34.0%에서 2024년 31.9%로 줄어들었다. 고소득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저소득층 1인가구는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0세 이상 1인가구는 296만4000가구로 전년 대비 26만4000가구 늘어나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1인가구의 37%에 달하는 수치로, 2년 연속 청년층 1인가구 규모를 웃돌았다. 15∼39세 청년층 1인가구는 2023년 263만 가구에서 2024년 285만3000가구로 22만3000가구 증가했으나, 60세 이상 노년층 1인가구 증가폭(26만4000가구)에 미치지 못했다. 60세 이상 1인가구 중 취업가구 비중은 40.2%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추세이지만 한국의 경우 제도적 요인이 소득 양극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인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가구 구조 변화”라며 “고령화와 성별 기대수명 격차, 결혼 연령 지연, 이혼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도 1인가구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김 교수는 “청년층들이 일자리 기회가 많은 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도시의 1인가구가 더 급증하고 있다”며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 다른 나라 대도시와 똑같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인가구 내 소득 양극화에 대해 김 교수는 “1인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소득 양극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소득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는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1990년대 초반 이후 극심하게 커진 ‘노동시장 이중화’ 때문”이라면서 “조세부담률과 사회지출 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낮아 2차 분배를 통한 양극화 완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세진 기자 oasi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