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끼처럼 쫑긋한 긴 귀에 큰 눈, 뾰족한 이빨을 가진 괴상한 외모의 봉제인형인 라부부. 한때 신드롬을 일으킨 라부부의 인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리셀 플랫폼 첸다오에서 팝마트가 새로 출시한 ‘미니 라부부’ 14종 한 세트 평균 가격은 1594위안(약 30만원)을 기록했다. 출시를 2주 앞둔 지난달 말 최고가에 비하면 24% 하락했다. 정식 판매가(약 22만원)보다는 높지만, 한때 수백만원을 호가던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블랙핑크 리사, 데이비드 베컴 등 셀럽들이 들고 나오면서 라부부는 ‘갖고 싶어도 못 구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미니 라부부 출시 당시 중국·미국·일본·한국에서 몇 분 만에 완판됐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히든 에디션 두 종조차 중국 최대 암거래 플랫폼 더우에서 가격이 내려앉았다.
라부부의 인기가 식자 완구업체 팝마트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와 함께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15일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JP모건의 케빈 인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팝마트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2026년 12월 목표주가도 25% 낮춘 300홍콩달러를 제시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이날 홍콩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장중 최대 9% 폭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오후엔 낙폭을 줄였으나 지난달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이날까지 주가 하락으로 팝마트의 시가총액 또한 130억달러(약 18조원)가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