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이 플랫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네이버페이, SSG닷컴, CJ 등 대형 플랫폼이 은행과 손잡으면서 '뱅크 인 플랫폼' 시대를 열고 있다. 은행은 금융 기능을 뒷단(백엔드)에서 지원하고, 플랫폼은 고객 접점에서 이를 구현해 은행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 플랫폼이 은행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플랫폼 금융의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신한은행과 사업자 전용 통합 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양사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입점 사업자에게 통장, 카드, 대출 등 금융상품을 묶은 패키지를 제공한다. 사업자는 플랫폼에서 매출, 광고비, 정책자금, 미수령 환급금 등을 확인하고 신한은행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모든 절차는 네이버페이 생태계에서 이뤄진다. 약 350만 네이버 비즈니스 사업자가 네이버페이에서 경영과 은행 인프라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플랫폼 서비스와 은행 통장을 직접 연결한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 기능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플랫폼 안에서 자산을 관리하는 경험으로 인식한다.
네이버페이는 우리은행과도 협력해 'Npay 머니 우리통장'을 출시했다. 선불충전금에도 금리를 제공하는 형태로 예금자 보호와 이자 수취가 가능하다. 고객은 네이버페이에서 충전·결제·예치·이자 수취를 모두 해결한다. 은행은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예금 유입 채널을 확보했다.
SSG닷컴과 KB국민은행은 올해 '쓱KB은행'을 오픈할 예정이다. 쇼핑 플랫폼에서 예금, 대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개인 고객뿐 아니라 입점 사업자도 이용할 수 있으며 KB국민은행은 SSG닷컴 고객을 신규 금융 고객군으로 흡수하고, 소비 데이터 기반 신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CJ올리브네트웍스가 선보인 'CJ페이 우리통장'은 CJ ONE 회원이 선불충전금에 대해 예금자 보호를 받으면서 이자 혜택과 포인트 적립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예치·리워드가 결합된 형태로, 생활 플랫폼 안에서 금융 기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처럼 BaaS(서비스형 금융)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플랫폼 기업들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은행은 사람들이 머무는 플랫폼에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은행 인프라로 고객 접점을 유지, 확장할 수 있고,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며 “더이상 은행을 찾지 않고, 은행 앱 사용도 저조한 상황에서 은행은 플랫폼 기업들을 활용해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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