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뷰티 칼럼] 스트레스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식물의 향성분, α-이오논과 β-이오논

2025-08-18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일상 속에서 무심코 쌓이는 스트레스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주름을 유발하며, 탄력을 잃게 만든다. 거울을 볼 때마다 어느새 깊어진 주름, 생기를 잃은 피부 톤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다.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나이 때문이라고 여겼다면, 이제는 그 이면에 숨은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때다.

그 중심에는 자외선, 그리고 스트레스라는 두 축이 있다. 이 두 요소는 피부 노화의 가장 강력한 촉매이며, 피부 깊숙한 곳에서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손상시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피부 변화의 원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놀라운 성분들이 있다. 바로 α-이오논과 β-이오논. 식물에서 유래한 향기 성분으로 잘 알려진 이 물질들이 피부 건강에 주는 효과가 단순한 ‘천연 성분’ 이상의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 스트레스가 피부를 망가뜨리는 방식: 코르티솔과 피부 수용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단기적으로는 혈당을 높이고, 면역을 조절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몸 전체의 항상성을 무너뜨리며,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피부에서는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작용을 하며, 진피층의 구조를 무너뜨린다. 피부가 얇아지고 주름이 생기며, 생기 없는 얼굴로 변해가는 건 이 때문이다.

코르티솔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R)와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작용을 개시하는데, 이 수용체에 먼저 결합해 그 자리를 선점하는 물질이 바로 β-이오논이다. β-이오논은 코르티솔과 경쟁적으로 수용체에 붙어 그 작용을 차단한다. 쉽게 말하면, 코르티솔이 앉으려는 의자에 β-이오논이 먼저 앉아버리는 셈이다. 그 결과 피부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받고,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의 분해는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β-이오논의 작용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TSPARK Lab에서의 실험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인체 진피섬유아세포에 β-이오논을 처리한 결과, 코르티솔의 작용이 억제되며 염증 반응, 콜라겐 분해, 히알루론산 감소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즉,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 노화에 대응할 수 있는 분자 수준의 과학적 해법이 마련된 셈이다.

# 자외선이 촉진하는 광노화와 α-이오논의 반응

스트레스와 함께 피부 노화를 빠르게 촉진하는 두 번째 요인이 바로 자외선이다. 특히 UVB 자외선은 진피까지 침투해 피부 조직을 손상시킨다. 자외선은 두 가지 방식으로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 TGF-β 시그널 억제 – 콜라겐 생성을 감소시킨다.

◆ MAPK 시그널 활성화 –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이중 공격으로 인해 피부는 빠르게 주름지고 탄력을 잃으며, 노화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이때 등장하는 또 하나의 성분이 바로 α-이오논이다.

α-이오논은 라즈베리, 제비꽃, 블루베리 등에 존재하는 향기 성분으로, 단순히 향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진피층에 존재하는 **후각수용체(ORs)**를 자극한다. 피부의 후각수용체는 α-이오논을 인지하면, TGF-β 시그널을 강화해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고, 동시에 MAPK 시그널을 억제해 콜라겐의 분해를 막는다.

또한 α-이오논은 자외선으로 인해 감소한 히알루론산의 생성을 회복시키는 데도 효과를 보인다. 섬유아세포에 α-이오논을 처리했을 때, 히알루론산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결과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 후각수용체는 더 이상 ‘코’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쯤 되면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향기 성분이 어떻게 피부에 작용할 수 있는가? 향은 코로 맡는 것이고, 냄새를 인지하는 것은 후각의 영역 아닌가?

놀랍게도 후각수용체는 코뿐만 아니라 피부, 지방조직, 간, 신장, 심지어 정자까지 다양한 기관에 존재한다. 최근의 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이 수용체들은 각 기관에서 고유의 생리학적 기능을 수행한다. 피부에 존재하는 수용체는 특정 향기 분자에 반응해 세포 신호를 유도하며, 이는 곧 유전자 발현, 단백질 생성, 세포 기능 조절로 이어진다.

즉, 향기 분자도 충분히 활성 성분(active ingredient)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에 닿은 향기 성분이 진피층까지 침투해 실제로 세포 수준에서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화장품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다.

# Botanicsens의 접근: 논문을 넘어 일상으로

TSPARK Lab의 α-이오논과 β-이오논 관련 연구는 국제저명학술지에 게재되었고, 전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연구가 진짜 의미를 갖는 지점은 그것이 제품으로 구현되었을 때다.

필자는 오랜 연구 끝에 Botanicsens라는 브랜드를 설립했다. Botanicsens는 단순한 자연주의 화장품이 아니다. 과학적 실험과 논문으로 검증된 향기 분자를 활용해, 피부 노화의 원인을 직접 겨냥하는 의미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브랜드의 제품에는 β-이오논과 α-이오논이 실제로 함유되어 있으며, 스트레스와 자외선이라는 피부 노화의 이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 β-이오논이 풍부한 식품들

일상 식생활 속에서도 β-이오논을 접할 수 있다. 다음은 β-이오논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이다:

◆ 당근

◆ 라즈베리

◆ 아몬드

◆ 토마토

◆ 감귤류(오렌지, 자몽 등)

◆ 차잎

◆ 복숭아

◆ 포도

◆ 파파야

◆ 호박

이러한 식품은 단순히 건강에 좋은 것을 넘어, 피부 과학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 향으로 시작된 피부 과학의 혁신

α-이오논과 β-이오논은 단순한 향기 분자가 아니다. 각각 자외선과 스트레스로 인한 노화를 막아주는 확실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으며, 피부 진피세포의 수용체에 작용해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의 균형을 되찾아준다.

후각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이제 피부과학이라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Botanicsens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일상의 스킨케어 루틴으로 가져왔고, 이는 곧 피부 노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이제, 아름다움은 향으로부터 시작된다.

참고문헌

● Tong, T., Park, J., Moon, Y., Kang, W., & Park, T. (2019).α-Ionone Protects Against UVB-Induced Photoaging in Human Dermal Fibroblasts.Molecules, 24(9), 1804.

● Park, T., et al. (2022).β-Ionone Attenuates Dexamethasone-Induced Suppression of Collagen and Hyaluronic Acid Synthesis in Human Dermal Fibroblasts.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1995년~현재), (주)보타닉센스 대표이사(2017년~현재),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2011년~현재),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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