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도…글로벌 기업들, 中 투자 ‘확’ 늘린다

2025-04-25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자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다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투자 매력을 높게 보고 있어서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요타자동차가 중국 상하이에 렉서스 전기차(EV)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146억 위안(약 2조 7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정책이 발표된 후 가장 규모가 큰 외자 투자다. 도요타의 이번 투자 결정은 미국이 관세 면제를 대가로 무역 파트너들에게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축소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SCMP는 “미중 무역 갈등의 파고 속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닛산도 최근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에서 조립된 전기차를 해외시장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사업에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자금 집행을 마무리하고 중국에서만 신차 10종을 개발하는 등 구체적인 목표도 내놓았다. 스티븐 마 닛산 중국법인장은 “중국 시장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이곳에 남아 경쟁할 것”이라며 “충분히 성장하고 경쟁할 수 있으며 다양한 것을 시범 적용하기에 아주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자동차 대기업도 지난주 쓰촨성의 한 파트너와 수소연료전지 합작 투자를 위한 2억 3600만 위안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중국과의 사업 밀착이 높은 독일이 적극 가세하고 있다. 세계 최대 화학 회사 중 하나인 독일 바스프(BASF)는 지난주 상하이 푸둥신구에 위치한 공장에 전기차 제조사 공급용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5억 위안(약 985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주중독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 중 38%가 중국 내 현지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면서도 중국 투자에 적극 나서는 배경으로 거대한 내수 시장과 성장 가능성을 꼽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비야디(BYD), 지리자동차 등을 선두로 한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국 시장이 경쟁력을 좌우할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등 기술 혁신에서 연구개발(R&D) 허브로도 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생산 비용으로 자동차 부품에 대한 원자재 조달, 생산 및 최종 조립까지 이뤄지는 글로벌 공급망의 중추라는 점 역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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