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인도 서남부 항구도시 코치시에 위치한 코친조선소에서 인도의 첫 자체 건조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의 취역식이 열렸다. 코친이란 이름은 12세기 인도 토착민들이 세운 코친 왕국에서 유래됐다. 또 비크란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용감한’이라는 뜻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산 기술로 처음 제작된 항공모함의 취역은 단순히 해군력이 더 강해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투기 30여 대를 실을 수 있는 배수량 4만 7400톤급 항공모함인 비크란트는 코친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코친조선소는 1972년에 설립된 인도 최대의 선박 건조 및 수리 회사다. 정부 소유의 국영기업으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조선소 육상에 배를 만들 수 있는 야드를 건설한 뒤 1982년부터 본격적인 선박 제조를 시작했다. 이 조선소는 최대 12만 DWT(재화중량톤수, 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최대 중량) 용량의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시설을 갖췄다. 화물선·유조선 등 상선은 물론 인도 해군·해안경비대의 군함 및 경비정을 만들 뿐 아니라 이 선박들의 수리·개조 작업도 한다. 최근에는 수소 추진 컨테이너선 개발에 나서는 등 신기술 선박 건조에도 뛰어들었다.
이달 초 마두 나이르 코친조선소 최고경영자(CEO), 비네시 쿠마르 티아기 인도해운공사 CEO, 알 락슈마난 인도 항만해양수로부 차관보 등 ‘인도 조선업 대표단’이 자국 조선업 육성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등 우리 조선 업체들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들은 자국 조선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2047년까지 세계 5위권 조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신규 상선 1000척 확보’ 등의 조선업 육성 계획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달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조선업을 마중물 삼아 주요국과의 산업 협력을 방위산업·우주항공·원자력 등 첨단 분야로 넓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