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좀 닥치라” 동료 위원에게 회의서 욕설한 김용원 인권위원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19일 인권위 회의를 하던 중 동료 위원에게 “입 좀 닥치라”라며 막말을 했다. 인권시민단체와 언론을 대상으로 막말을 해 논란이 된 김 위원이 동료 위원에게도 막말을 하는 모습에 “인권 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위원은 이날 열린 인권위 상임위원회 회의 중 남규선 상임위원에게 “닥치라” “현행범이다”라며 폭언을 했다. 폭언은 남 위원이 인권위 조사관을 비하한 이충상 상임위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던 중 이뤄졌다. 이 위원이 인권위 보상금 대상자를 추천한 조사관에 대해 ‘보상금 지급 심의 대상자와 유착관계에 있다’ ‘조사관 자체도 편향돼 있다’고 발언한 것을 남 위원이 지적하자 김 위원과 이 위원이 동료 위원인 남 위원에게 막말을 한 것이다.

인권위는 인권침해 차별 행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증거 자료를 발견해 제출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위원이 규정상 업무를 한 조사관의 성향을 문제 삼으며 인신공격 발언을 하자 인권위 직원들은 위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비공개로 전환된 상임위 회의에서 남 위원이 이에 대해 지적하자 김 위원은 “입 좀 닥치세요”라고 말했고 이 위원은 “닥치라는 표현은 좀 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은 비공개 안건 논의를 이유로 퇴장당한 상태였다. 남 위원이 발언을 이어가려고 하자 김 위원은 “현행범”, 이 위원은 “공무집행방해”라며 막말을 이어갔다고 한다. 폭언은 인권위 직원들에게 약 12분간 생중계됐다.

남 위원은 상임위가 다시 공개로 전환되자 “상임위 도중 이충상·김용원 위원이 본 위원에 대해 ‘현행범이다’ ‘입을 닥치라’ 등 협박과 욕설 비슷한 막말을 하셨다”며 “인권교육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인권위원들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또다시 “안건과 관계없는 말씀을 또 꺼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이 위원은 “객관적 진실을 말했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는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