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산업 중심축이 빠르게 인공지능(AI)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조·물류·도시·의료·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상세계와 물리현실을 연결하는 기술, 초저전력 AI반도체, 디지털 트윈, AI, 인간-AI 협업 기술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흐름이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결국 혁신적인 AI 스타트업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탄생하는지에 달려 있다.
문제는 한국의 AI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초기 단계'가 가장 취약한 지점이라는 사실이다. AI 기술은 다른 분야보다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크고, 학습 데이터 준비·알고리즘 실험·시뮬레이터 구축·컴퓨팅 리소스 확보 등 진입 장벽이 높다. 설계와 구현에 기본적으로 고급 엔지니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크다. 시장에 나가기 전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기 쉽고, PMF(Product-Market Fit)를 찾기 위한 반복 실험도 많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일반 초기펀드만으로는 AI 스타트업의 '초기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주체가 바로 액셀러레이터(AC)다. AC는 이미 초기 스타트업의 발굴-보육-레퍼런스 검증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고, 기술적 이해를 기반으로 빠른 판단과 리스크 감수에 익숙하다. 특히 AI 분야는 기술 난도가 높아, 단순한 자본 공급만으로는 창업 생태계가 형성되기 어렵다. 초기 창업자가 직면하는 실제적인 문제(데이터 확보, 시뮬레이션 검증, 엔지니어링 조직 구성, 첫 고객사 레퍼런스, 규제 해석, 해외 PoC 연결)는 AC가 가장 잘 해결해 온 영역이다.
그렇다면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결론은 명확하다. AC에게 'AI 모태펀드'의 초기투자부분 배정해 초기부터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AI 기술의 특성을 보면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피지컬 AI·로봇·물류 자동화·공간지능은 다품종의 요소기술이 조합돼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가벼운 AI 모델을 설계하는 기업,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기업, 합성데이터를 생성하는 기업, 저전력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 이를 활용해 AX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 등 다양한 초기 기업들이 동시에 등장해야 산업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 이처럼 초기 단계의 다양성 확보는 생태계 확장에 필수다.
AI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국산 NPU가 성장하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서비스·응용 분야 스타트업들의 등장이 선행돼야 한다. 반도체 한 개를 만드는 것보다 그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AI 알고리즘과 응용기술이 풍부해야 생태계가 완성된다. 자연스럽게 초기 AI 스타트업 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전략이 중요해진다.
그러나 이런 혁신기업들은 대부분 아주 초기 단계에서 탄생한다. 높은 기술 장벽 때문에 창업자가 첫걸음을 떼기도 어렵고, 시드 단계 실패 확률도 높다. 즉, 이 구간은 민간 자본만으로는 충분히 공급되기 어렵다. 반면에 AC는 창업자의 아이디어 단계부터 깊게 개입하고, 기술·사업화·레퍼런스 확보를 동시에 지원하며,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검증하는 문화가 이미 정착돼 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초기 실험의 양'을 감당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구조다.
여기에 AI 모태펀드가 결합된다면 변화 규모는 완전히 달라진다. AC가 AI 전용 모태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초기 실험 기회가 대폭 증가하고, 위험도가 높은 영역에도 신속한 투자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며, 피지컬 AI·NPU·로봇·디지털트윈·AX 서비스 등 핵심 분야 기업이 빠르게 공급되고, 국내 R&D·테스트베드·공공 실증 등과 유기적 연계가 쉬워진다.
다시 말해, AI 생태계의 기초 체력을 만들고 산업 전체 성장속도를 끌어올리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된다. AI는 이미 각 산업의 기반기술이 되고 있고,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거대한 전환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시에 충분한 양의 초기 기술기업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직은 AC뿐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재원은 AI 모태펀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결론은 분명하다. AC에게 AI 모태펀드의 초기부분을 배정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유망 AI 스타트업을 대량 발굴하고 육성하는 체계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AI 산업의 미래는 결국 초기 생태계를 얼마나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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