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수비가 시즌 후반부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 뒷문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파이널A 진출도 위태롭다.
서울은 최근 2경기서 8실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최하위 대구FC전에선 2실점으로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고, 직전 17일 김천 상무 원정 경기에선 6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3골씩 허용했다. 김기동 감독의 서울이 2경기 연속 2실점 이상 한 건 이번 시즌 두 번째다.

한 경기에서 6실점 이상 헌납한 건 서울 구단 역사상 4번째다. 럭키금성 황소 시절이던 1987년 10월 10일 포항제철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에 1-7로 패했고, 안양 LG 치타스 시절이던 1997년 4월 12일 부천 유공(현 제주 SK)에 1-7로 무너졌다. 2020년 6월 14일에는 대구FC에 0-6으로 패한 뒤 15년 만에 6실점했다.
서울의 수비 불안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1일 팀의 핵심 센터백 김주성이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로 이적하면서 큰 공백이 생겼다. 김주성은 올해 경고 누적 출전 정지 징계로 못 나온 1경기를 제외하곤 전 경기에 출전해 서울의 뒷문을 굳게 지켰다.
특히 파트너 야잔과 함께 좋은 호흡 속 철벽을 구축했다. 서울은 24라운드까지만 해도 23실점만 허용, 경기당 1골도 채 내주지 않았다. K리그1 12개 팀 중에서 최소 실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서울은 저조한 득점력에도 승점을 꾸준히 쌓을 수 있었다.

득점에 대한 고민만 가득했으나 최근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골이 터지자 수비가 무너졌다. 서울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보강에 나섰다. 전반기 득점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구단의 레전드 기성용이 팀을 떠났고, 여기에 김진야와 이시영과도 결별했다. 대신 클리말라, 안데르손, 천성훈 등을 영입했다.
반면 수비는 김주성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상민과 이한도 모두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2003년생 박성훈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결국 전북 현대 소속으로 지난해 웨스턴 시드니(호주)로 임대됐던 정태욱을 단기 임대로 데려왔다.
결국 최근 2경기에서 문제점이 모두 드러났다. 이번 시즌 K리그 최강의 4백이라 불렸던 서울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김주성이 빠진 상황에서 상대의 공간 침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측면에서 상대의 빠른 공격을 막지 못했다. 정승원과 류재문이 빠진 3선에서 황도윤과 이승모가 투입됐지만, 중원 싸움에서도 밀렸다.

정태욱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2경기 동안 기존 선수들과 호흡에서 문제가 발생한 데다, 판단 미스를 범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파트너인 야잔도 김천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함께 흔들렸다.
여기에 수문장 강현무도 불안하다. 실수가 잦고 실력 기복이 심한 편이다. 대구전에선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가 세징야에 중장거리포를 얻어맞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김천전에서도 치명적 실책은 없었어나 상대 슛에 대한 반응이 늦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많은 감독이 포백을 (중간에) 교체를 많이 안 하는 이유다. 오랜 기간 발을 맞춘 선수 1명이 빠지고 가운데 새로운 선수가 오니 소통이나 순간적인 템포에서 어긋나는 게 분명히 있다. 우리에게 2경기가 치명타다. 빠른 시일 내에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동 감독은 "축구는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할 게 있다. 케미가 맞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시너지를 낸다. 앞서 말했듯 소통 문제가 있다. 편한 사람이 있다가 생소한 선수가 있으니 다를 수 있다. 또 수비라는 게 앞선과 같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름 이적시장 문이 닫힌 상황에서 서울은 팀 내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수비 조합에 변화를 주거나 전술 변화를 가져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파이널A 진출할 수 있는 순위에 있지만 뒷문 단속을 못 한다면 그 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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