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올자산운용이 미국 철도공사 암트랙(Amtrack)에 강제 수용된 워싱턴 D.C. 중앙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Union Station)’의 사용권에 대한 협상에서 5억 500만 달러(약 7350억 원)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다올자산운용은 투자원금 4억 3000만 달러를 모두 회수하고 7500만 달러의 추가 수익도 낼 수 있게 됐다.
앞서 다올자산운용은 미국 현지 운용사 렉스마크(Rexmark)와 함께 2018년 유니언스테이션의 사용권을 담보로 한 1억 달러의 중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했다. 당시 유니언스테이션의 감정평가액은 약 10억 달러, 선순위 대출은 3억3000만 달러로 담보대출비율(LTV)이 43%에 해당하는 비교적 안전한 대출채권 투자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차역 운영이 중단되면서 역사 내 112개의 상가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2021년 초부터는 대출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이 연체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지속됐다.
선순위 담보권자인 미국 웰스파고(Wells Fargo) 은행이 지난 2021년 12월 부동산 투자회사 SL Green을 통해 담보권을 실행하며 다올자산운용의 중순위 투자금 1억 달러가 모두 손실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다올자산운용은 이듬해 1월 3억 3000만 달러를 추가 출자해 선순위 대출채권을 매입했고, 2개월 후 담보권 실행을 통해 유니언 스테이션의 소유주가 됐다.
이후 기차역의 임차인인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수용권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산가격이 급락하자 암트랙이 낮은 가격에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강제 수용권을 발동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의 강제수용이 발동되면 취소된 사례가 거의 없고 해당자산의 보상가격은 법원을 통해 정해지게 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암트랙이 협상을 통한 빠른 타결로 입장을 바꾸면서 다올자산운용은 원금과 추가 수익을 얻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다올자산운용은 2022년 강제 수용 시 암트랙이 제시했던 2억 50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용가격을 지급 받게 됐다.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채무불이행 된 대출채권의 원금 및 추가이익 회수는 매우 드문 일이다.
다만 아직 유니언스테이션의 원소유자이자 차주였던 아쉬케나지(Ashkenazy)사와의 분쟁 종결에는 1~2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사용권 이전 및 협상 권한이 다올자산운용에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있었으나 최종 판결이 남았다. 다올자산운용은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운용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