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이 5년 이하 주니어 직원 등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퇴사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 대규모 각각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사람 일자리’는 감축하는 모양새다.
1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크래프톤은 자발적 퇴사를 선택한 직원들에게 근속년수에 따라 △1년 이하 월급 6개월치 △2년 이하 월급 12개월치 △5년 이하 월급 18개월치 △8년 이하 월급 24개월치 △11년 이하 월급 30개월치 △11년 초과 월급 36개월치를 지급할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크래프톤이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직후 나왔다. 크래프톤은 4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2조4069억원, 영업이익 1조51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창사 이래 최초”라고 설명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이번 퇴사 지원 프로그램이 직원 감축이 아닌 지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구성원이 회사 안팎에서 자신의 성장 방향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 취지”라며 “회사는 구성원이 변화의 방향을 내부에서 이어갈지, 혹은 외부에서 확장할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이와 관련 지난달 23일 ‘AI 퍼스트(First)’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는 당시 사내 소통 프로그램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크래프톤은 에이전틱 AI를 중심으로 업무를 자동화한다"며 “구성원은 창의적 활동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AI 중심 경영 체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AI퍼스트를 위해 GPU클러스터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이 과정에서 채용을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기도 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실적발표 당시 ‘AI 퍼스트 전환이 인건비 감축과도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오리지널 지적재산(IP)을 개발하는 조직, AI 관련 인력을 제외하면 전사적으로 인력 채용을 동결했다”며 “AI 퍼스트로 비용을 절감한다기보다는 전사적 차원에서 개개인이 생산성이 높아져야 하므로 일단 인력 채용을 멈춘다는 거고, 올해 초 밝힌 5개년 프랜차이즈 IP 전략에 변동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의 일자리 창출은 이재명 대통령이 업계에 강조하는 역할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15일 서울 성수동 크래프톤 복합문화공간 ‘PUBG 성수’에서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전폭 지원 의지를 밝히면서 “사업자만 좋은 게 아니라 고용된 청년들이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최악의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게임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되는 산업’이라면서 “하나의 게임이 성공하면 좋은 일자리가 몇 개나 생길까. 또 그게 과연 좋은 일자리가 될까”라며 “좋은 일자리가 많아질 수 있게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김정욱 넥슨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대표, 배태근 네오위즈 대표 등 주요 게임사 수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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