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5G, 철도 디지털 전환 핵심 인프라 ‘각광’

2024-10-11

시속 350㎞ 이상 열차서

5G 데이터 통신 현실로

LTE-R 대체, 품질 개선

철도연, 이음5G R&D ‘박차’

2026년까지 핵심 기술 개발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하다. 특히 ‘국민의 발’ 철도 교통은 5G 기술을 도입, 안전성과 편의성을 한층 제고할 전망이다. 앞서 4G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LTE-R이 전격 개발돼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데 이어, 첨단 ICT가 재차 미래 철도 인프라를 혁신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G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28㎓ 대역 서비스의 전국망 설치가 지연되면서 한계를 보이는 듯했으나,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된 사람과 기기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망을 중심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음5G’로 불리는 5G 특화망은 전용 주파수를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첨단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맞춤형 네트워크다. 그 활용 분야는 제조, 건설, 의료, 교육, 관광, 문화·여가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철도 교통은 안전과 효율 면에서 이음5G의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응용처로 손꼽힌다.

이음5G-R, 철도 운용 혁신

현재 국내 철도 무선통신망에는 주로 TRS(Trunked Radio System)와 VHF(Very High Frequency)가 적용돼 있다. 고속철도에서 주로 사용되는 TRS 방식은 짧은 음성·문자로 소통이 가능하며, 800㎒ 대역에서 30채널을 운용한다. 일반철도에서 주로 사용되는 VHF 방식은 음성통화로만 소통이 가능하며, 153㎒ 대역에서 4채널을 운용한다.

2017년 12월 개통한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 노선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LTE-R’이 적용됐다.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LTE를 철도환경에 최적화한 LTE-R은 700㎒ 대역을 점유하고, 음성통신은 물론 영상과 대용량 데이터 통신도 지원한다.

LTE-R은 열차와 관제센터·운영기관 간 빠른 정보 공유를 가능케 한다. 이는 열차 운행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9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전국 철도노선 총 4726㎞ 구간에 LTE-R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LTE-R도 초고속 첨단 철도 운용 체계를 구현하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 LTE-R은 대역폭이 10㎒ 정도로 좁은 편이어서 여러 종류의 철도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수행될 때 필수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이음5G를 활용하는 철도 무선통신 기술의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음5G-R’로 명명된 이 기술은 4.7㎓ 대역에서 비교적 넓은 100㎒의 대역폭을 갖춰 저지연·고신뢰 통신을 제공, 필수 서비스 품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음5G-R은 열차 가상 편성을 구현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철도 교통은 열차 간 충돌·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구간에 2개 이상의 열차가 동시에 운행할 수 없도록 폐색구간을 운용한다. 이때 철도통신 기술이 폐색 방식에 영향을 끼친다.

VHF는 폐색구간의 열차 점유 상태에 따라 속도 코드를 전송하는 고정폐색에 적용된다. LTE-R로는 폐색구간과 관계없이 앞 열차와 뒤 열차 간 위치와 속도 정보를 이용해 열차 스스로 운행 간격을 조정하는 이동폐색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열차 주행 중 편성 조정이나 열차 간 정밀한 간격 제어를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음5G-R는 가상 편성을 가능케 한다. 가상 편성은 두 편성 이상의 열차가 첨단 통신을 기반으로 협업해 열차 간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정밀하게 제어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가상 편성한 열차들을 하나의 열차군으로 묶으면 둘 이상의 열차가 같은 플랫폼에 정차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음5G-R은 가상 편성을 구현, 철도 교통 전체 수송량을 증대하고 운용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안전한 철도 구현에 5G 역할 확대

이음5G는 철도 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화 서비스에 활용된다.

이음5G에 앞서 전국망 기반의 상용 5G를 이용한 철도 서비스 사례를 보면, 이음5G 활용이 가장 기대되는 세부 분야는 철도 치안·안전과 유지보수다.

상용 5G를 이용한 철도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실증사업이 일부 진행된 바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021년 ‘5G 국가망 구축 실증사업’을 통해 차량 정비창 기지에 5G 기지국을 설치, 대용량의 차량 검측 데이터 전송을 실증했다. 또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 3호선의 재난대응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5G 디지털트윈 기반의 시설물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개통한 GTX-A도 상용 5G를 이용해 열차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다만 상용 5G는 물리적 망 분리에 한계가 있는 등 보안성이 취약하고, 필요시 철도 안전 관련 데이터를 우선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음5G를 활용한 철도 전용 첨단 네트워크 개발은 차기 철도 무선통신망 구성에 필수 과제로 여겨진다.

5G 기반 철도 특화 서비스

▷철도 차량 운행 데이터 송수신: 철도 차량의 운행 정보를 서버로 전송.

▷선로 센싱 데이터 송수신: 철도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로 선로와 그 주변 환경을 촬영한 뒤 서버에 전송.

▷CCTV 영상 전송: 객실 내 CCTV 영상을 서버에 전송, 관제사가 실시간으로 객실 CCTV를 모니터링.

▷VR·AR 기반 차량 정비: 철도차량기지나 검수고에서 검수자가 VR·AR 장비를 활용해 차량 검수 진행.

▷스크린도어(PSD) 제어: 철도 차량의 문이 개폐될 때 PSD도 연동돼 개폐.

▷음성통신: 기관사와 관제사, 기관사와 기관사 간 개별·그룹 음성통신 제공.

▷열차제어: 열차 운행을 제어하기 위한 데이터 송수신

철도 교통 분야 5G 활용 방안 모색

이처럼 철도 교통에의 5G 융합이 주목받음에 따라 관련 정부 부처와 연구기관들은 일찌감치 차세대 철도통신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7월 개최한 제3회 철도운영기관 철도통신 기술협의회에서 새로운 철도통신 기술로 이음5G를 소개하고, 이음5G-R 표준화·운영 방안 등을 밝혔다.

이날 철도연과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대전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등 협의회 참여기관들은 이음5G 구축을 위한 주파수 신청 방법, 이음5G 망 운영 비용 등 이음5G-R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철도연은 지난해부터 이음5G-R 통신 시험망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은 350㎞/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5G 데이터 통신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2026년까지 추진한다. 이 기간 철도연은 5G 단독망(SA) 기반의 이음5G-R 시험망 구축 및 커버리지 연장 기술,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철도 특화 서비스, 서비스 품질(QoS) 실증 등을 진행한다.

이보다 앞서 철도연은 SK텔레콤과 협업해 5G 기반 열차 자율주행 통신 테스트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룬 바 있다. 당시 철도연은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에서 열차 자율주행에 필요한 열차 간 저지연 데이터 송수신 테스트를 진행, 약 20%의 지연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철도연은 열차 자율주행 핵심기술인 ‘5G 차상통신장치’를 개발하고, SKT의 5G 에지 클라우드를 통해 저지연 통신을 구현했다.

철도연 관계자는 “이음5G는 안정적 대용량 통신이 가능하고 빠른 응답속도와 초연결성이 장점으로, 이음5G-R을 활용하면 열차 원격운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차량 정비, 자동운전을 위한 열차 CCTV 영상 실시간 전송, 디지털트윈 기반의 유지관리 서비스 등 철도 디지털 전환이 본격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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