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인 14일 수험생이나 그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가족 모두가 긴장감 속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시험만 끝나면 모든게 편안해지고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정작 치열한 경쟁은 시험이 끝난 지금부터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수능을 잘 치르고 일류대학을 나오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다 된 것 같아도 전문가들이 모인 업역의 세계에서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수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북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313명의 대표를 뽑는 제37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가 오는 21∼22일 모바일 투표에 이어 25일 현장 투표로 치러진다. 임기 2년의 회장 선거에는 김학수 변호사(현 회장)와 이종기 변호사(전 부회장)가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된다. 특이한 것은 최근 30여 년 동안 단 한번도 회장 연임이 없었으나 김학수 회장이 처음으로 연임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이다. 2년전과 4년전 선거때 공교롭게도 1위와 2위는 단 5표 차이가 났다. 이번 선거 또한 막판까지 치열한 반집승부 계가를 벌일 전망인데 투표율 또한 최소 97% 가 넘을 것이 확실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2년전 제36대 전북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 김학수 변호사는 151표를 얻어 남준희 변호사에 5표 차이로 신승했고, 앞서 4년전 치러진 제35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때는 홍요셉 변호사가 144표를 얻어 김학수 변호사에 역시 5표 차이로 신승했다. 김학수 변호사(54)는 진안 출신으로 전주고, 서울법대를 거쳐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종기(56) 변호사는 익산출신으로 신흥고와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법무관으로 입문,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전북변호사회장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식이었다. 관록과 경륜이 있는 선배가 먼저하고 일정한 보직을 맡아온 후배가 이어받았으나 지금은 매번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중인 변호사 수는 총 2만9600명인데 이중 무려 75%인 2만2400명이 서울에서 뛰고 있다. 전북의 경우 313명으로 전국비 1% 가량 된다. 그런데 전북의 변호사 수(313명)는 지역 인구수, 경제력 등 각종 지표를 볼때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고 한다. 전북과 도세가 비슷한 충북이 202명, 강원은 18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148명, 울산은 227명이며, 광주전남은 600명이다. 이처럼 전북 변호사가 많은 것은 로스쿨이 타 시도의 경우 한곳만 있는 반면, 전북은 전북대와 원광대 2곳이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인 도민의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법률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급자인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타 시도에 비해 낮은 수임료, 경쟁 격화 등 불편한 점도 많다고 한다. 이래저래 차기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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