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 폭이 커지고 주주 간 다툼이 곳곳에서 벌어지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액주주 연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 제안, 표 대결이 활발히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권 분쟁 소송을 공시한 기업은 총 320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175건, 2023년 269건 등으로 늘더니 2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기업 경영권을 둘러싸고 1·2대 주주나 기존 경영진 간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관련 분쟁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최근에는 주주가 외부 사모펀드와 행동주의 펀드 등 대형 자본과 손잡고 다른 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빚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의 주체인 영풍을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의 싹이 움트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을 상대로 주주 관여 활동을 펼쳐온 데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 측이 주주명부 열람 허용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올해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액주주 연대발(發) 소용돌이가 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1~2년 사이 주주가치 제고 바람을 타고 소액주주 플랫폼들이 잇따라 생겨난 영향이다. 이 분야 1위인 액트에만 회원 수가 10만 명까지 폭증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경영권 분쟁 증가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인수합병(M&A) 시도로 인한 경영권 분쟁은 성패와 상관없이 대상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