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거작업 중이던 높이 60m의 대형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9명이 매몰됐다. 오후 10시50분 현재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2명은 구조작업 중이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매몰자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밤새 진행했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2분쯤 화력발전소 내 높이 60m 보일러 타워 4·5·6호기 중 가운데 있던 5호기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타워 하부는 완전히 붕괴해 철골들이 첩첩이 산을 이뤘고, 타워 윗부분만 겨우 형태를 유지한 채 기울어진 상태다. 보일러 타워 4·5·6호기는 전기 생산을 위한 터빈을 돌리는 데 쓰이는 증기를 만드는 설비로, 1981년 완공돼 사용되다 2021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4·5·6호기는 HJ중공업이 2024년 1월 해체 공사를 수주해 내년 5월을 목표로 해체작업을 진행해 왔다. 보일러타워 1·2·3호기는 앞서 2019년 철거됐다.

소방당국은 700t급 대형 크레인과 펌프차 등 장비 13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조견과 드론도 투입해 밤새 매몰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김정식 울산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구조작업 중인 2명 중 1명은 의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무너진 구조물 자체가 워낙 크고 무거워 구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구조된 60대 남성 1명과 40대 남성 1명 등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를 당한 9명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근로자로 1명은 정직원, 나머지 8명은 계약직 형태의 근로자라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작업에 투입됐다.
소방당국과 동서발전은 보일러 철거를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취약화 작업은 발파를 통한 철거 때 시설이 쉽게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기둥을 비롯한 구조물들을 미리 잘라 놓는 일을 말한다. 작업자 9명 중 8명은 25m 높이에서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1명은 구조물 밖에서 작업 조정 중 사고를 당했다.
전문가들은 취약화 작업을 하다 보일러 타워 무게중심이 기울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보일러 타워를 지탱하는 4개 기둥을 발파하기 전 나머지 부분은 취약화 작업을 해야 한번에 와르르 무너진다”며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무게중심이 살짝 기울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철거작업을 하기 전 해체계획서를 마련하는데, 그 절차대로 작업이 진행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김성환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노동부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적극 추진해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김윤호·이은지·김민주·안대훈 기자, 안효성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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