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한표도 소중’…경합주 해외유권자 160만 표심 확보 사활

2024-09-23

미국 대선이 유례없는 초접전 구도로 흐르면서 한 표가 아쉬운 민주·공화 양당이 해외 유권자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외 주둔 미군, 해외 사업체 종사자, 유학생 등 해외 유권자는 총 9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전통적으로 이들의 투표 참여율은 저조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주요 격전지에서 1%포인트 안팎의 미세한 득표율로 승부가 갈리는 곳이 여럿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유권자 표심도 이례적으로 중요해졌다.

특히 약 160만 명으로 파악되는 펜실베이니아 등 7대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출신 해외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위스콘신(1만2670표)ㆍ조지아(2만682표)ㆍ애리조나(1만457표) 등 3개 경합주에서 약 4만4000표 차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만큼 해외 유권자 160만 표는 전체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당한 규모다.

재외투표 160만명, 선거 승패에 영향

22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해외에 거주하는 경합주 출신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외투표 독려 캠페인에 45만 달러(약 6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TV 등 기성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미 유권자가 상당수 거주하는 캐나다 전역의 광고판, 우편물 광고 등에 들어간 금액이다.

아비 라만 민주당 전국위 커뮤니케이션담당 부국장은 “우리는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민주당은 2022년 중간선거 때 ‘해외 민주당원 투표율 제고 프로젝트’를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선에서 해외 민주당 지지자들 표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민주ㆍ공화 양당 모두 재외투표 독려

공화당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외의 자당 지지자들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RNC)는 해외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 수령 및 발송 방법을 안내하는 해외 공화당 웹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안나 켈리 공화당 전국위 대변인은 “공화당은 11월 5일 대선의 전례 없는 승리를 위해 해외 유권자를 포함한 모든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트럼프 대선 캠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유권자들의 재외투표 절차는 출신 주(州)별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인쇄된 투표용지 배송을 요구하는 반면 또 다른 일부 주에서는 전자 투표용지를 허용하는 곳이 있다. 또 투표용지를 선거일까지 회송해야 하는지, 우체국 소인이 며칠까지 찍혀 있어야 하는지도 주마다 다르다.

민주당은 특히 해외 거주 유권자의 약 80%가 민주당 지지자로 파악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재외투표 독려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와 관련해 브루스 헤이먼 전 주캐나다 미국대사는 “해외 유권자들은 외교정책과 미국의 글로벌 위상을 중요하게 여기며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당)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해외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다.

CBS 조사…해리스 52%-트럼프 48%

한편 해리스 대선 캠프는 해리스가 전국 및 경합주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잇따라 공개되면서 고무적인 모습이다. CBSㆍ유고브가 전국 유권자 3129명을 대상으로 18~20일 조사(오차범위 ±2.1%포인트)한 결과 해리스(52%)가 트럼프(48%)를 4%포인트 앞섰다.

7개 경합주의 투표 의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해리스(51%)가 트럼프(49%)에 2%포인트 앞섰다. 해리스는 ▶미시간 (+2%포인트) ▶위스콘신(+2%포인트) ▶네바다(+3%포인트) ▶애리조나(+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 포인트) 등 5곳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였다. 조지아주는 트럼프가 12%포인트 앞섰으며 펜실베이니아는 둘이 49%로 같았다.

NBC 조사…해리스 49%, 트럼프 44%

NBC가 3~1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도 해리스(49%)가 트럼프(44%)보다 5%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쪽의 우세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2016ㆍ2020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의 격차를 지금의 두 배까지 벌린 적도 있다”며 “1ㆍ2위 후보 간 전국 지지율 평균이 5%포인트 이내로 계속 유지되는 것은 1960년 이래 처음이란 점에서 64년 만에 가장 치열한 접전인 셈”이라고 짚었다.

한편 미국의 전현직 외교안보 분야 인사 700여 명이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을 위한 국가안보 지도자’ 협회는 22일 공개서한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만이 국가 안보를 위한 최고사령관으로 봉사하는 데 필요한 기질과 가치를 갖고 있다며 지지를 선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해당 협회는 역대 정부 국무장관, 국방장관, 대사 등을 지낸 고위 관리와 은퇴한 장성 등으로 이뤄진 모임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코언, 윌리엄 페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마지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TV 뉴스쇼 ‘풀 메저’(Full Measure) 인터뷰에서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4년 뒤 다시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성공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현재 78세인 트럼프는 2028년 11월 대선 때는 82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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