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미가 뭐길래? 가성비로 난리 난 독거미 AULA 기계식키보드

2024-09-25

'아빠 나도 독거미 키보드 사줘!'

한동안 잠잠하던 양산형 기계식 키보드 시장이 오래간만에 불타올랐습니다. 활기를 불어 넣는 주인공은 바로 '독거미 키보드'죠. 남녀노소 불문 기계식 키보드 시장의 가성비 대장이자 구매 1순위로 인정 하는 독거미 키보드가 대체 뭔지. 그리고 나에게 맞는 독거미 키보드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독거미 키보드>가 대체 뭡니까?

AULA 브랜드의 키보드 시리즈

로고/중국어 브랜드명에 '거미'가 들어가서 독거미로 불렸습니다

<독거미 키보드> = AULA 브랜드의 키보드입니다. 중국어 브랜드명은 狼蛛(랑주, 늑대거미), 영어로는 제조사 오피셜로 '타란툴라'라고 칭합니다. 거미라는 뜻의 브랜드 이름과 거미 모양 로고를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 커뮤니티에서는 편의상 독거미 키보드라고 부릅니다.

AULA 브랜드의 모체가 되는 중국 기업은 東莞市 索艾電子 科技有限公司 이며, 우리말로는 동관시 색예전자(또는 삭예전자) 기술유한공사 입니다. 키보드, 마우스, 게이밍 의자, 스피커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만드는데 OEM 시장에서는 예전부터 꽤 유명했죠. 레노버, HP, 필립스, AOC 등 여러분들께서도 다 아시는 쟁쟁한 브랜드가 OEM 고객사입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키보드의 경우, 초창기에는 로지텍이나 커세어 등의 게이밍 키보드를 대충 따라 만든 제품이 전부였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체 브랜드 AULA 기계식 키보드의 퀄리티를 쭉쭉 향상시키더니 마침내 독거미 F99, F87 키보드로 양산형 플라스틱 기계식 키보드 시장의 대장주로 떠올랐습니다.

독거미 키보드는 처음에는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직구로 서서히 알려지다가, 이후 국내 오픈마켓에도 직구 대행 제품이 저렴하게 풀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됐는데요. 요즘은 브라보텍(펀키스), 큐센 등에서 몇 종류의 독거미 키보드를 정식으로 수입합니다. 제품 고장에 대한 대비나 초기 불량 시 대응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은 국내 유통 제품을. 저렴한 가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은 직구 제품을 선택하면 되겠죠?

<독거미 키보드>는 왜 유명해진 거죠?

1. 우수한 타건감

2. 역대급 가성비

1. 우수한 타건감

독거미 키보드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 중 첫번째는 좋은 타건감입니다. 키보드를 타이핑 할 때 느껴지는 촉감과 들려오는 소리가 가격에 비해 훨씬 좋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독거미 이전에 좋은 타건감으로 이름을 날리던 플라스틱 양산형 키보드는 FL-Esports 같은 브랜드가 있는데요. 그 브랜드와 비교해도 독거미가(훨씬 저렴한데도) 타건감에서 밀리지 않고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갈리죠.

독거미 키보드의 좋은 타건감에는 순정 상태에서도 윤활 처리가 되어 있는 스위치 + 깔끔한 스페이스 바 소리가 큰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키보드에서 스페이스 바, 쉬프트, 백스페이스, 엔터 같이 크기가 큰 키(key)들은 키캡 아래쪽에 스테빌라이저라는 구조물과 긴 철심이 들어가는데요, 이것을 제대로 튜닝하지 않으면 철심이 잘그락 거리는 소리가 심해서 귀에 거슬리고 타이핑 경험도 안 좋습니다.

하지만 독거미는 스페이스 바 소리와 타이핑 감각이 깔끔 경쾌하죠. 어찌나 튜닝이 기가 막힌지 저도 독거미 공장에 가서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 튜닝법을 배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원래 이 정도 퀄리티는 10만 원대 이상의 바밀로, FL-Esports 정도만 구현 가능했는데 독거미는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해냈습니다.

▲ AULA 독거미 F87 Pro의 내부 구조 <출처 : 펀키스>

독거미 키보드 F75, F87, F99의 내부 구조는 수 년간 쌓여온 기계식 키보드 제조 업계 노하우를 집대성한 버전이죠. 가스켓 마운트 체결방식으로 타건 시 탄력 증가 + 충격 흡수 효과를 얻었고, 기판과 보강판에는 미세한 홈을 파내는 플렉스-컷 처리를 해서 더 잘 휘어지도록(더 탄력있는 타이핑 감각을 얻도록) 튜닝했습니다. 보강판과 기판 앞/뒤/사이 공간에는 수 많은 흡음재로 충격과 잡음을 흡수하고, 키보드 내부에 빈 공간이 없도록 실리콘으로 빈 공간을 다 메우기까지 했어요.

가성비를 확보하기 위해서 리프스프링, 볼캐치, 마그네틱 같이 '비싼' 노하우는 안 들어갔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사용됐습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질 좋은 키캡도 타건감에 플러스 요인!

2. 역대급 가성비

더 결정적인 건 가성비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비싸면 소용 없는데, 독거미는 쌉니다. 엄청 싸요. 보통 독거미 F87은 세부 옵션에 따라 직구 시 3~4만 원대. 국내 정발 모델은 4~6만 원대에 팔리고, F99는 옵션에 따라 1~2만 원이 더 비싼데요, 키보드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의 가격을 하나하나 계산해 보면 수상할 정도로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독거미 F99, F75에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TTC 신월축. 소매 기준으로는 1개당 300~400원입니다. 100개면 3~4만 원

우선 기계식 키보드에 포함되는 스위치만 계산해도 약 2~4만원에 달하죠. 독거미에 사용되는 스위치들은 소매 기준 1개당 150원대 ~ 400원 전후인데 그런 스위치가 80~99개 장착되니까 스위치 값이 꽤 많이 나갑니다. PBT 이색사출 키캡도 소매 기준으로 최소 1~2만원 사이이며, RGB LED도 기본 포함되는데 이 또한 LED 모듈과 제어 시스템을 추가해야 하므로 단가 상승 요인입니다.

PCB 기판은 2.4GHz 무선연결과 블루투스 연결까지 가능하고, 핫스왑(스위치 교체)까지 가능한데요. 만약 이런 기판을 별도로 구매하려면 보통 2~4만 원을 써야 합니다. 보강판도 별도로 구매하려면 적어도 1만 원은 줘야 됩니다. 여기까지만 계산해봐도 최저 6만 원 ~ 최대 10만 원 이상이라서 독거미 실구매가보다 훨씬 비싸죠.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선 연결이 지원되니까 4,000~8,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2.4Ghz 무선 동글을 기본 제공합니다. 키보드 내부의 수 많은 흡음재도 제각각 돈이 들고요, 포장용 패키지를 만드는 것도 비용이 들고, 제조 공정에 투입 되는 조립/튜닝 작업자 인건비, 전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머 인건비, 자재와 완제품 운송 비용, 전파 인증 비용도 들어갑니다.

이렇게 보면 가장 저렴한 제품도 최소 10만 원 정도는 되어야 수지가 맞을 것 같습니다. 비용을 절반으로 후려쳐도, 최소 5만 원에 팔아야 본전이 될것입니다. 하지만 독거미 키보드들은 5만 원 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도 팔리고 있으니, 우리가 싸게 구매 하면서도 '이렇게 팔면 남는게 있나?' 어리둥절 하게 되는 가성비죠.

오죽하면 키보드는 미끼고, 악성 코드로 개인정보와 가상화폐를 털어가는 게 목적이라는 의혹까지 있었을 정도인데, 다행히도 독거미 키보드가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했지만 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중국에서 제조업 보조금을 주는 덕분에 이렇게 저렴하게 팔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정확히 독거미 제조업체가 보조금을 받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독거미 AULA를 비롯해서 WoB, MCHOSE 등의 중국 신생 기계식키보드 브랜드가 엄청난 가성비를 보여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나에게 맞는 독거미 키보드 제품은?

풀배열/범용 키보드를 찾는다면 F99 / F99 Pro

게임용/책상을 넓게 사용하고 싶다면 텐키리스 F87 Pro

데스크테리어 용도로는 예쁜 미니 배열의 F75

AULA 브랜드의 키보드, 즉 독거미 키보드는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요. 그 중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유명한 것은 총 3개이며 (유사)풀배열의 F99 / F99 Pro, 텐키리스 F87 Pro, 미니 배열 F75 입니다.

(1) AULA F99 / F99 Pro : 풀배열, 범용 키보드를 찾는다면

F99는 AULA 독거미 F 시리즈 키보드 중에서 전통적인 104키 풀배열에 가장 가까운 제품입니다. 키보드 오른쪽의 '숫자패드' 부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죠. 그래서 사무용으로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자녀용, 거실용, 부모님용, 게임용(숫자패드 필요한 게임) 등등 모든 용도로 독거미 키보드 중에서는 가장 무난한 배열입니다.

약간 변형된 F99 Pro도 있는데요. F99 일반형과 비교하면 프로 버전은 우측 상단에 볼륨 조절 노브가 추가되었고, 방향키 근처에 좌우 여유 공간을 약간 넣어서 숫자패드 '0' 키를 두 칸으로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풀배열 키보드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프로버전이 좀 더 적응하기 쉬울 겁니다.

키캡 디자인은 일반형이 정발/직구버전을 합쳐서 7종, 프로 버전은 3종(향후 더 추가될 수 있음)이며,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도 일반형 기준 8종에 달합니다. 스위치별 차이점에 대한 설명은 본문 제일 위에 있는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F99 가격대는 옵션에 따라 직구 특가는 약 4~6만 원 선이고, A/S나 중고 처분이 자유로운 국내 정발 버전은 7만 원대입니다. F99 프로 버전은 아직 국내에는 정식 출시가 안 되었습니다.

(2) AULA F87 Pro : 게임용, 책상을 더 넓게 쓰고 싶다면

F87은 텐키리스 배열입니다. 논프로 유선 버전, 논프로 무선 버전, 프로 버전이 각각 있는데, 논프로 유선버전만 하급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논프로 무선버전(황금축)과 프로 버전은 내부 구성이 사실상 같습니다.

F87은 F99 못지 않게 인기가 높은데요, 주로 숫자 패드를 자주 쓸 일이 없는 분들, PC 게임을 즐기는 분들, 책상 위를 더 깔끔하고 넓게 쓰는 것을 원하는 분들이 선호합니다. 해외 직구 시 특가 행사 쿠폰과 카드 할인까지 겹치면 실 구매 가격대가 2만 원대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A/S가 가능한 국내 정발 제품도 4만 원대 초반에서 구매 가능하니 가격 부담이 확실히 덜하죠. 가성비 끝판왕이라 불릴만 합니다.

키캡 디자인과 스위치 구성은 F99 와 겹치는 것도 있고 안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요. F99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LEOBOG 황금축 옵션이 있고 마침 황금축 옵션이 가격도 저렴하고 퀄리티도 좋아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국내 정발판은 새로 나온 LEOBOG 세이야 축과 KTT 저소음바다축도 고를 수 있으며 직구와 가격 차이도 별로 없는데 A/S도 가능하니 추천할만 합니다.

(3) AULA F75 시리즈 : 데스크테리어, 볼륨 노브가 필요하다면

F75는 75% 배열의 키보드입니다. 텐키리스보다 훨씬 작은 '미니배열'의 세계로 입문하는 첫 관문이 75% 배열이죠. 작아 보이지만 의외로 있을 건 다 있습니다. F87, F99에 비해 유명세는 적지만 특유의 듀얼 베젤 디자인과 배열 덕분에 수요가 꾸준히 있습니다. 유선 only 버전 / 유무선 3모드 버전이 각각 따로 있는데, 유선 버전은 요즘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볼륨 조절 노브도 기본으로 탑재.

F99, F87과 마찬가지로 얇은 플렉스-컷 기판과 여러 겹의 흡음재를 조합해 탄력 있고 기분 좋은 타건감을 보여주며,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우 길이가 짧아서 데스크테리어에 가장 좋고, 유사 시 휴대하기에도 용이합니다. 참고로 F 75는 큐센이 국내 정식 유통 중인데요, 보통 5만 원 초반에 판매 됩니다.

독거미 키보드로 '타건감' 좋은 키보드 찍먹 해볼까

주의1 : 한번 경험하면, 더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욕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주의2 : 조용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저소음 스위치 버전 구매 필수)

여기까지 독거미 AULA 키보드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어떠셨나요? 요즘 가장 핫한 갓성비 기계식 키보드,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경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주의하실 점은 독거미 키보드를 경험한 뒤에는 '다른 제품은 어떤 느낌일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점점 업그레이드 욕심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키보드 타이핑 소리가 큰 편이기 때문에 '조용한 사무실'이나 '한 밤 중에 몰컴', '한 밤 중에 거실 PC 키보드로 사용' 이런 용도로는 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하실 분들은 저소음 스위치 버전으로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글 김진우 / news@cowave.kr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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