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국내 에너지공기업 중 한 곳인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지배구조 개선 및 회계투명성 강화 등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스공사를 상대로 정권에 상관 없는 정치적 중립성과 제도의 일관성 보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7일 조세금융신문·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주관 아래 박민규·김한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격변기 국가에너지정책 방향 및 에너지공기업 역할 강화방안 모색’ 세미나에서는 가스공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이 나왔다.
손혁 계명대 경영대학 교수는 “가스공사의 가장 핵심적인 회계 이슈는 원료비 연동제의 정치적 중단으로 인한 미수금 급증”이라며 “가스공사는 정부 승인이 있어야만 요금 조정이 가능하기에 미수금 회수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이 없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료비 연동제 중단은 매번 선거와 맞물려 반복적·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료비 연동제 지속 운영 여부에 따라 가스공사는 미수금을 손실로 처리할지, 자산으로 유지할지 중대한 회계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따라서 정부는 책임을 갖고 가스공사의 회계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존 전기위원회와 유사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이 확보된 진정한 독립 의사결정기구로서 가스위원회 신설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가스위원회를 통해 요금 인상의 필요성과 맥락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가스공사의 과도한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경혜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는 “원료비 연동제의 법제화 또는 자동화된 조정 매커니즘 도입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치적 변수로 인해 요금 반영이 지연되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논의 중인 규제자산 개념을 참고해 미수금에 대한 회계기준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며 “이와함께 요금 인상시기 분산과 속도 조절로 국민 부담이 한 번에 집중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엄태호 한국산업은행 기업금융실 팀장은 “작년말 기준 가스공사의 주요 수익성 비율은 평균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40조원이 넘는 차입금으로 인해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건전성 비율은 평균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며 “단 이자보상배율 및 EBITDA(이자비용·세금·감가상각비 등을 빼기전 수익), 금융비용 등은 평균 대비 양호해 현재까지 영업을 통한 차입금 이자부담능력은 무난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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