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10주년 기념 ‘마당놀이 모듬전’이 29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극장은 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당놀이 모듬전’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연출가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심봉사 역의 윤문식 배우, 놀부 역의 김종엽 배우가 참석해 극에 대해 소개하고 마당놀이만의 매력을 설명했다.
‘마당놀이’는 우리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 노래와 춤 등 우리 고유의 연희적 요소를 가미한 공연이다. 1981년 극작가 김지일과 기획자 이영윤이 창사 20주년을 맞은 문화방송과 손잡고 마당놀이 ‘허생전’(연출 손진책)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윤문식·김성녀·김종엽 대표 배우 3인방은 ‘마당놀이 인간문화재’로 불리며 스타 자리에 올랐고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4년 국립극장이 마당놀이 원조제작진과 함께 ‘극장식 마당놀이’를 선보이며 ‘심청이 온다’(2014), ‘춘향이 온다’(2015년), ‘놀보가 온다’(2016년), ‘춘풍이 온다’(2018, 2019)를 선보이며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이번에 선보일 ‘마당놀이 모듬전’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공연으로, 마당놀이 대표작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은 작품이다. 손진책 연출과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마당놀이 신화를 일궈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다. 특히 ‘마당놀이 스타 3인방’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이 특별 출연해 원조 마당놀이의 흥겨움을 선사한다.
손진책 연출가는 “올해는 ‘마당놀이 모듬전’이라고 이름을 붙여 춘향전, 심청전, 홍보전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엮었다”며 “요즘이 어쩌면 분열의 시대이기 때문에 ‘기운을 모아 웃어보자’라는 의미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박범훈 작곡가는 “우리 국악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마당놀이 아닌가 싶다”면서 “마당놀이 작곡은 들려주는 소리가 아니라 보여주는 소리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무용 음악도 알아야 하고, 소리도 알아야 하고, 기악, 연기를 알아야 해 여러분의 도움과 협조로 여기까지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수호 안무가는 “지금도 창작을 하고 있지만 제일로 어려운 것은 마당놀이 안무”라면서 “이번 모듬전에서는 놀이, 노래 등이 합쳐져 공연이 되기 때문에 독특한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모듬전’인 만큼 익숙한 주인공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사랑을 속삭이는 춘향과 몽룡 사이에 난데없이 심봉사가 끼어들거나, 공양미 삼백석을 바치고 딸 청이를 잃은 심봉사 앞에 놀보가 심술궂게 등장하는 식이다.
심봉사 역으로 출연하는 윤문식 배우는 “마당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같이 얘기하는 것으로, 점점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면서 “40년 동안 만들어온 공연에 관객들이 구경하러 오는 것이 아닌 배우로 참여하러 와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잘 된 놀이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놀보 역으로 출연하는 김종엽 배우는 “제 스승이었던 박동진 선생이 ‘염소가 새 순에 길들여지면 묵은 순의 참 맛을 모르듯, 광대가 잔재주에 길들여지면 농익은 재주를 펼칠 수 없다. 그러니까 광대는 죽을 때까지 닦아야 한다'고 하셨다"며 ”저희 세대에서 완벽하게 이루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짐을 넘기는 것 같은 안타까움은 있지만 열정적이고 전문성 있는 후배들을 보니 바라고 잇는 것들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은경·이소연·김준수·유태평양·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스타 배우들이 오디션을 거쳐 무대에 올라 신구세대가 어우러지는 조화도 발견할 수 있다.
손진책 연출은 “우리나라에서 나이나 교육 수준, 재산의 고하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한, 온 가족이 다 가서 볼 수 있는 장르가 거의 없다”면서 “지금 마당놀이의 주요 관객은 옛날 엄마 손잡고 오던 아이들이다. 마당놀이를 국립국장 레퍼토리 공연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