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원유 밀거래 혐의 ‘스키퍼호’
NYT “최종 목적지 아시아” 보도
마두로 정권 자금줄 차단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초대형 유조선을 나포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 수입원인 원유 수출 산업에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매우 크다.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밝히지 않은 채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만 말했다. 그는 유조선에 실린 원유는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답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이 작전에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해안경비대가 참여했으며 국방부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본디 장관은 미군이 유조선 상공의 헬리콥터에서 로프를 타고 갑판으로 내려가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헬리콥터는 카리브해에 전개된 세계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에서 이륙했다.
외신들은 미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유조선의 현재 이름은 ‘스키퍼’이며, ‘M/T 아디사’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2022년에는 이란산 원유 밀거래 혐의를 받아 미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조선이 무엇을 싣고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액시오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유조선이 최대 32만t의 원유를 싣고 쿠바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연방법원 판사가 과거 이란산 석유 밀수에 관여한 전력 때문에 이 선박에 대해 약 2주 전 억류 영장을 발부했으며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아시아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제 에너지 전문가 데이비드 골드윈은 “미국은 제재 명단에 있는 선박을 억류할 권한이 있지만 실제 그 권한을 행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유조선 나포는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로 원유 생산량이 급감해 현재 하루 9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데, 이는 베네수엘라 수출의 80% 이상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에 베네수엘라 관련 대응을 자문해준 한 소식통은 액시오스에 “나는 유조선을 나포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말해왔다”며 “그게 선박을 폭파하고 사람들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국제기구에 미국을 고발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이는 노골적 강탈이자 국제법상 해적 행위”라며 “이미 그(트럼프)는 2024년 (미 대선) 당시에도 베네수엘라 석유를 뺏는 것이 자기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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