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후백제역사유적지구

2025-07-24

한국 반구천 암각화와 북한 금강산이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나란히 등재됐다.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아우르는 단일 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고래, 고래잡이라는 희소한 주제를 풀어낸 걸작”이자 “수천 년에 걸쳐 이어진 암각화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금강산은 사계절 풍광이 탁월한 명산으로 한국 불교문화의 성지로 평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17번째, 북한은 3번째 셰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기준에 따르면 세계유산은 국경을 뛰어 넘을만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지녀야 한다. 세계적으로는 1978년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제도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 12개의 유산이 첫 등재된 이후 2025년 한국의 반구천 암각화가 1740번째로 등재목록에 올랐다. 국가별로는 2024년 현재 이탈리아가 60개로 가장 많고 중국 59개, 독일 54개, 프랑스 53개, 스페인 50개, 인도 43개, 멕시코와 영국 35개, 러시아 32개, 이란 28개 순이다. 이들 10개국 가운데 8개국이 세계에서 외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10개국에 들어간다. 세계유산 등재가 관광객 유치에 큰 힘이 됨을 알수 있다.

세계유산은 소수의 자연유산을 제외하고 대부분 역사와 관계가 깊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고구려 고분군(2004년·북한), 개성의 역사 기념물과 유적(2013년·북한),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가야고분군(2023년) 등이다. 이들과 함께 후백제역사유적지구를 나란히 올려 놓으면 어떨까. 저평가된 후백제를 제대로 보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후백제는 백제를 잇는 나라였다(연속유산). 둘째, 후백제는 통일신라 말기 극심한 혼란을 딛고 중세의 문을 열었다. 폐쇄성을 뛰어 넘어 다양성과 열린사회를 지향했다. 연호 정개(正開·바른 세상을 연다)가 그것을 말해준다. 셋째, 호남·영남·충청을 아울렀으며 중국의 오월·후당·거란·왜 등과 교류하며 청자 등 탁월한 문화유산을 남겼다. 넷째, 논란이 있으나 견훤왕은 백성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려에 항복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발굴과 보존, 고도(古都) 지정 등 할 일이 태산이다. 마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리기로 결정됐다.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후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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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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