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기대에는 못 미쳐 주가는 급락…트럼프 정부 약가 인하 압박도 변수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LLY)가 자사의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는 이와 함께 2025년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릴리는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580억610억달러에서 600억620억달러로 상향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종전 20.7822달러에서 21.7523달러로 올려 잡았다.
이번 전망에는 8월 7일 기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 중인 의약품 관세가 반영돼 있지만, 앞으로 부과될 예정인 추가 수입의약품 관세는 포함되지 않았다.

릴리는 2분기 매출이 155억6,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은 6.3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매출 147억1,000만달러, EPS 5.57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08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처방 증가 등 판매 물량 증가 효과가 46%를 차지했으며, 일부 약가 인하는 이를 일부 상쇄했다.
◆ '마운자로'·'젭바운드' 매출 모두 시장 전망 상회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는 51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예상치(44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역시 33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0억6,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일라이 릴리는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 도입 및 약가 인하 압박이라는 이중 변수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릴리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들에 9월 29일까지 약가 인하 조치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 5월 그가 재서명한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정책의 연장선으로, 미국 내 약값을 유럽 등 해외보다 더 비싸게 유지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릴리는 경구용 비만 신약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후기 임상시험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고용량 투약 시 체중이 평균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 주가는 14% 급락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