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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언급하며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물론 명태균특검법 수용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21일 명씨가 2021년 홍준표 대구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에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당시 무소속이었던 홍 시장의 복당을 요청했고 이 의원은 이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그때 이준석을 데리고 가니까 (홍 시장이) 나보고 좀 나가 있으라 했다. 그래서 내가 '준석아, 당대표 되면 홍 시장 복당시킬거냐 최우선으로 시킬거냐'고 그랬더니 이 의원이 '시켜야죠'(라고 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해당 녹취에는 홍 시장 아들의 실명이 언급되기도 했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명태균 조사단)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와 명태균특검법 수용을 강조했다.
이날 명태균 조사단은 김 여사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물론 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조태용 국정원장과 김 여사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2014년 3월 한 행사장에서 홍 시장이 발언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당시 명씨는 해당 행사의 사회를 보고 있었다.
서영교 명태균 조사단장은 “명태균, 김건희, 홍준표, 오세훈 등과 관련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명씨가 직접 자신에 대한 의혹을 폭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불발된 명씨의 직접적인 진술이 결국 공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명씨는 지난 19일 건강상의 이유로 법사위 현안질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명씨를 접견한 뒤 자신의 SNS에 “(명씨가) 법사위가 창원교도소에 온다면 '마음대로 와라. 응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 시장은 SNS에 “앞으로 명태균 사기꾼 일당이 떠드는 허무맹랑한 소리에는 일일이 대꾸하지 않겠다. 다만 형사고소는 계속 한다”면서 “모지리 변호사들이 떠드는 말들도 형사고소는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나는 명태균 사기꾼에게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정치를 하다 보면 이런 어이없는 황당무계한 일도 당한다”고 반박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