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만 튼 토종OTT 흑자 냈다, 휠체어 CEO의 만화 같은 성공

2024-09-18

Today’s Interview

‘애니’만 틀었는데 흑자,

대작 집착 버린 라프텔의 생존법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은 말 그대로 레드오션. 대작 오리지널 콘텐트부터 외부 제작 영화·드라마·예능은 물론 해외 축구 같은 인기 스포츠 중계까지. 비싼 돈 주고 끌어모은 콘텐트로 구독자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불꽃 튀는 승부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물량 공세를 펴다 보니 대부분 적자 신세라는 점. 지난해 티빙은 1420억원, 웨이브는 80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1등 넷플릭스 외엔 돈을 까먹고 있는 척박한 한국 OTT시장. 그런데 여기서 반전. 극소수 ‘덕후’(특정 분야에 집중적으로 시간과 정성을 쏟는 사람)들이나 보는 애니메이션 한 우물을 파 돈을 벌고 있는 OTT가 있다. 2014년 설립된 라프텔은 누적 가입자 수 600만명,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130만 명인 애니 전문 OTT다. 최대주주인 애니플러스에 따르면 라프텔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4억9000만원, 2023년 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42억원, 지난해 297억원이다.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공룡 판인 한국 OTT시장에서 라프텔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 걸까. 가뜩이나 국내 서브컬처(하위문화) 시장은 작기만 한데.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박종원(35) 라프텔 대표에게 비결을 물었다. 연세대 수학과 출신으로 LG CNS에서 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휠체어 탄 최고경영자(CEO)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대작’ 대신 선택과 집중으로 갔다”고 말했다.

1. 한 우물만 팠더니 돈이 됐다

어떻게 흑자가 가능했나.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지만 ‘비용 대비 수익이 나오냐’가 중요하다. OTT에선 콘텐트를 얼마나 싸게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냐가 핵심이다. 대부분의 OTT는 성장을 가정해 무리해서라도 ‘대작’들을 가져오느라 콘텐트 비용을 많이 썼고, 비용 대비 충분한 사용자 수를 모으지 못해 적자를 낸다. 우리가 조금 더 유리했던 건 애니메이션(이하 애니) 장르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모든 콘텐트를 다 아우르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팬덤이 확고한 한 장르를 파고들다 보니 콘텐트 수급 비용 대비 탄탄한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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