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소비 양극화 현상 뚜렷
호텔업계, 올해도 고가 케이크 출시
베이커리업계, 틈새시장 겨냥 전략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는 베이커리 업계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케이크는 물론 고급 재료와 화려한 디자인을 입힌 고가의 프리미엄 케이크 까지, 올해는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다가오는 연말 케이크 가격도 극과 극으로 나뉘어 출시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를 기점으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이 본격화 됐다. 올해도 케이크 가격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크리스마스는 연중 가장 큰 시즌 중 하나로 소비자들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케이크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기다.
국내 대형 호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프리미엄 케이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만~28만원대였으나 올해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더 뛰어 1.5배를 육박하는 가격대를 형성하는 케이크 까지 등장하는 중이다. 원재료비 상승과 업계 경쟁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특급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최고가가 또 다시 경신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특급 호텔의 케이크 최고 가격은 신라호텔이 출시한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로 40만원이다.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특급호텔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값을 크게 인상해 출시하는 분위기다. 롯데호텔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딸기 케이크’의 경우 10만5000원으로 딸기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지난해 대비 7% 인상돼 출시됐다.
호텔 업계에서는 호텔 케이크는 일반 시중 판매 제품과 ‘단순 가격 비교가 불가하다’고 입을 모은다. 케이크 제작을 위해서는 장시간 섬세한 수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에 케이크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이유도 크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에서 한정판으로 내놓는 케이크는 정말 상징성이 크다”며 “준비 공수 많이 들어 시즌 내내 50~100개 가량 밖에 만들지 못 한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그냥 10만원대 케이크를 많이 만드는게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반면 베이커리업계 최근 대표 전략은 ‘가성비’로 축약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굳게 닫힌 것에 따른다. 베이커리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난 탓도 크다.
매년 가성비 케이크를 내놓아 주목을 받는 신세계푸드는 합리적인 가격의 케이크와 디저트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것에 주목해 올해도 저렴한 케이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수준 높은 맛과 품질은 유지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 밖에도 가성비 케이크는 잇따라 등장할 예정이다. 저렴한 케이크로 구매하는 장벽을 대폭 낮추고, 다양한 고객층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또 경제적인 이유로 저렴한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치열한 케이크 경쟁속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지속적인 고물가 현상 및 경기 침체로 인한 외식 물가 부담을 덜고자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1만원 미만의 ‘9980원 케이크’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도 소비자 반응이 좋아 단순히 '가성비'에만 집중한 마트형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베이커리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가성비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