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이 수입하는 캐딜락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가 무관세를 등에 업고 마케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미국 수출 차량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데 이같은 불평등·불공정 무역구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논란이 적지 않다.
한국GM이 지난달 수입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초도 물량이 계약 시작 하루 만에 완판됐다. 한국GM이 구체적인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약 3개월치 판매 목표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은 "고객들을 위해 차량의 추가 물량 확보와 빠른 인도를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999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지난 26년 간 전 세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캐딜락의 스테디셀러다. 풀사이즈 럭셔리 SUV란 명성에 걸맞게 2열 편의사양을 대폭 보강했다. 전·후면 외관 디자인도 화려한 램프가 탑재돼 눈길을 끈다.
신차의 성능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대당 1억6600만원에 달하는 뉴 에스컬레이드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무관세로 수입되는 것이 판매 증가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전량 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미측의 관세 부과에도 우리나라는 미국 수입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관세가 통상 국가간 비슷한 수준에서 상호적으로 부과되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차가 한국 시장에서 특혜를 입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관세 협상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미측 관세에 보복 관세를 매기지는 않고 있다. 국내 생산 차량의 대미 수출량 및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일단 협상에 무게를 두면서 불공정한 무역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수출차량에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이달까지는 최대한 가격 상승분을 흡수해 차량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지만 이달 내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다만 6·3 대선 후 새 정부가 출범해 미측과 관세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