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복판 '비건 메로나' 출격…K푸드 세계관 넓힌다

2025-09-17

빙그레(005180)가 다음 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그간 내수에 집중하다가 최근 해외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빙그레는 아누가 참가를 계기로 유럽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아누가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데다, 한국이 주빈국(파트너국)으로 선정돼 빙그레 등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다음 달 4~8일 진행되는 아누가에서 유럽 수출 주력 제품인 ‘식물성 메로나’를 중심으로 한 부스를 마련한다. 유럽은 제품의 안전과 환경에 엄격한 기준 등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유제품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장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빙그레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 메로나’를 개발하며 수출길을 열었다.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식물성 메로나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반년 만에 지난해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메로나와 함께 빙그레의 대표 브랜드인 붕어싸만코도 식물성 제품을 최초로 선보이며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올해 상반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601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약 67.2%를 차지할 만큼 ‘K아이스크림’ 열풍을 이끌고 있다.

빙그레 외에도 롯데웰푸드(280360), BBQ, 하림 등 여러 기업들이 올해 처음으로 아누가에 참가한다. 롯데웰푸드는 3면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빼빼로를 비롯한 제로, 껌, 조이 아이스크림 등 주요 브랜드를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하림은 수출용 라면을 전면에 내세워 ‘K라면’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BBQ는 닭가슴살을 활용한 간편식을 소개해 한국산 닭고기의 맛과 품질을 알린다.

프랑스 파리의 시알 파리(SIAL Paris), 일본 도쿄의 푸덱스 재팬(FOODEX JAPAN)과 함께 세계 3대 식품 박람회로 꼽히는 아누가는 올해 110개국 80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특히 K푸드에 대한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이 주빈국 자격으로 나서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주빈국은 부스 면적 확대와 쾰른 시내 및 전시장 홍보 강화, 글로벌 미디어 노출 등의 혜택을 받는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남양유업·농심(004370)태경·대상·롯데웰푸드·롯데칠성(005300)음료·빙그레·풀무원 등 13개 기업과 함께 선도기업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격년으로 열리는 아누가에 2년 전인 2023년에 참가했던 기존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이번 박람회에서 각사 브랜드 강화에 나선다. 삼양식품(003230)은 ‘불닭’ 브랜드를, 농심은 신라면 등 신(辛) 브랜드를 앞세워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알로에음료 등 K드링크와 함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순하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오뚜기(007310)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모델로 한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를 공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에는 K푸드 수출 규모가 적었지만 올해 박람회는 K푸드 열풍이 한창인 때 열리는 만큼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세계 각국의 바이어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알리고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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