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트럼프 정책에 소송전

2025-03-25

난민 정착 지원금 지급 중단

교회서 불체자 체포에 반발

취임 두 달에만 다섯 건 소송

종교 관련 단체와 백악관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종교 단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두 달에만 백악관의 정책에 반발해 최소 다섯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분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강행한 난민 지원과 이민 정책 변화에 대해 종교 단체들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난민 프로그램의 중단은 종교 단체들과 정부 간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종교 단체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법적 충돌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신앙 공동체와 정부 정책의 가치 충돌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난민 정착 기금 중단에 법적 대응

지난 17일 연방 정부가 '포트워스 가톨릭 자선단체'에 4700만 달러 이상의 난민 정착 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지원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연방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동결된 상태였다가 해제된 것이다.

댈러스 모닝뉴스에 따르면 '포트워스 가톨릭 자선단체'는 2016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주정부 차원의 난민 프로그램을 철회한 이후 난민 정착 업무를 맡아왔다. 이 단체는 3월 초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적으로 자금을 동결해 대규모 해고 사태를 초래했다며 연방 보건복지부(HH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자선단체가 승소하며 지원금이 지급된 것이다.

파시토 대 트럼프 소송도 난민 지원금 관련 소송이다. 전국적인 신앙 기반 난민 정착 지원기관인 '교회 세계 봉사회'와 난민 지원 비영리단체인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난민 프로그램 중단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애틀 연방 법원은 지난 2월 말 난민 프로그램 중단을 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판결 다음 날, 연방 정부는 난민 정착 지원 단체들과 맺은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발송했다. 연방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해당 단체들이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가톨릭주교회의 소송

같은 날 열린 법정 심리에서 연방 정부 측 변호인들은 계약 해지가 워싱턴 DC에서 진행 중인 또 다른 소송인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 대 연방 국무부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USCCB는 정부와 협력하여 난민을 정착시키는 주요 단체 중 하나로 행정부가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USCCB는 이달 초 지원금 삭감 예비 금지 명령을 요청했으나 판사는 해당 사건이 연방 청구 법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판결하며 요청을 기각했다. 난민 정착 지원 단체들은 미국에 도착한 난민들에게 90일 동안 지원을 제공해야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4일 프로그램을 중단한 상태다.

오는 4월 23일까지는 지원금을 확보해야 하는 USCCB는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에 긴급 명령을 요청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USCCB의 치에코 노구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가 약속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난민과 가족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 단체, 불체자 단속에 반발

트럼프 행정부가 2011년부터 시행된 '민감한 장소'에서 이민 관련 단속을 하지 않는 연방정부의 정책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종교 단체는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정책은 교회 등에서 이민 관련 단속을 억제하는 것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철회한 이후 일부 교회에서 체포 사례가 발생하고 예배 참석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첫 번째 소송인 필라델피아 연례회의 대 국토안보부 사건은 퀘이커교단과 협력침례교연맹, 새크라멘토 시크교사원 등이 제기했다. 이 단체들은 지난 2월 말 교회에서 불법체류자 체포 등 이민 단속을 제한하는 예비 금지 명령을 받았다.

두 번째 소송은 미국성공회와 미국장로교(PCUSA), 개혁유대교연합 등 27개 종교 단체가 예배당 내 이민 단속을 제한하는 예비 금지명령을 요구하며 지난달 11일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으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기타 법적 대응

종교 단체들은 이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HIAS는 행정부의 국제 원조 기금 중단에 반대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 정의 단체인 '페이스 인 플레이스(Faith in Place)'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하자 이를 풀기 위한 소송에 참여했다. 루터교 목사는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축소 조치에 반대하는 소송에 원고로 나서기도 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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